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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달빛서당

나를 지켜내는 한자 공부 5/정성 定性

by 모순


책 『나를 지켜낸다는 것』제4강의 제목은 정성이다.

여기에서 정성은 정성스럽다의 정성精誠이 아니라

정할 정 定, 성품 성性이 만나 만드는 글자 정성 定性이다.

성품을 정한다는 뜻일까?


정할 정 定, 성품 성性을

한자 사전에서 다시 찾아본다.

定은 정하다는 뜻 외에도 다스리다, 머무르다는 뜻이 있다.

性은 성품이란 뜻 외에도 생명, 마음, 성별이라는 뜻도 있다.


동사, 다음에 목적어가 나오는

한문 구조를 생각할 때

앞에 나오는 定자는 여기서 동사 역할을 한다.


정성定性은

성품을 정하다

마음을 다스리다로도 해석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정성定性은

어떤 내용일까?

따라가 보니 제목 다음 장에 나오는

내용이 번아웃 신드롬이다.


나 자신에게 소외되지 않기 위해


소제목을 보자

얼마 전에 읽었던 책 『담론』 속 문장이 생각난다.


에피쿠로스는 우정이란 '음모陰謀'라고 합니다. 음모라는 수사修辭가 다소 불온하게 들리지만 근본은 공감과 다르지 않습니다. 정작 불온한 것은 우리를 끊임없이 소외시키는 구조 그 자체입니다. p14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담론


많은 정보 속에서 살아가지만

빠른 정보의 물결에 휩쓸려

내 생각과 마음

정처 없이 둥둥 떠다닐 때가 많다.


네가 머무를 곳은 여기라고

안내해주는 것은

유튜브나 SNS의 알고리즘이나 광고다.


피로한 손가락과 눈을

잠시 쉬게 하는 것도

잊을 만큼 멈추는 것이 어렵다.

빠른 속도의 세상에서

멈추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대학》에는 '멈춤을 안 이후에 정함이 있다(知止以後有定)'이라는 명구가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현대인의 큰 문제 중 하나가 '멈춤을 알지 못하는 것(不知止)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p121

팡차오후이지음/박찬철 옮김/나를 지켜낸다는 것/위즈덤하우스



知止以後有定

멈춤을 안 이후에 정함이 있다

여기서는 定이 정함이라 명사로 쓰였다.

멈춤을 안 이후에 정함이 있다는 것은 뭘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 이 떠올랐다.

이 제목의 책이 10년 전에

이미 큰 사랑을 받았듯이

'멈춤'에 대한 관심은 여기저기 많다.


쉬지 않고 달릴 때

멈추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고개를 내민다면

발걸음을 멈춰도 될 것이다.

멈춘 다음에야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

멈춤 역시 변화다.


문제는 생활 속에서 어떻게 정확하고 합당하게 자신의 위치를 결정해야 하는지를 모르는데 아닐까요?p123

팡차오후이지음/박찬철 옮김/나를 지켜낸다는 것/위즈덤하우스


목표, 꿈 역시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변할 수 있다.


꿈에 짓눌려

나의 목숨과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메말라 간다는 느낌이 계속 들 때는

돌진하는 것을 멈출 것이다.


내가 있고 싶은 곳을

다시 살피며

꿈과 나의 관계를 다시 정해야 할 때이니까.


만약 우리가 진정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한다면 아무리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매 순간의 현재를 더 의미 있게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생명은 바로 무수한 현재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p108~109
팡차오후이지음/박찬철 옮김/나를 지켜낸다는 것/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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