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달빛서당

사자소학 함께 읽는 어린이 달빛서당 일지 7월 25일

나, 너,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

by 모순


어린이 달빛서당 2기도 4주 차에 접어들었다.

지난주 네이버 (비공개) 카페에 올린 달님들의 숙제 게시글과 댓글이 사라져 놀랐다가

다시 나타나 안심이 되었다.


카페에 문제가 생겼을 때 처음으로 네이버 고객센터의

공지사항에 주의를 기울이고 소식을 어린이 달빛서당 달님들과 공유했다.


정확히 알고 나니 갈팡질팡 에너지 소모를 안 해도 되더라고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확히 알기 위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졌다.

똑같이 네이버에서

달빛서당 (비공개) 카페도 운영하지만

달빛서당에서는

카페 오류 소식을 공유하지 않았다.


게시글이 올라오는 요일이

달라서 달빛서당에는

이 소식이 덜 필요했기 때문이다.


필요必要하다


재미든 지식이든 건강이든

어떤 습관을 지속해나가는 힘은

스스로 느끼는 필요라고 생각한다.


한자 교육 사업이 내 마음에 들어왔을 때

사람들에게 그 '필요'를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문해력, 어휘력, 창의력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어린이 한자 교육에 대한

필요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독도 강치야 미안해》라는 책을 읽다

독도 獨島의 한자를 궁금해한

어린이 달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獨의 '홀로'라는 뜻을 알고 나서

지도에서 독도를 찾아봤다고 한다.

바다에 홀로 있는

독도가 외롭겠다고 하는

어린이 달님의 이야기와 만났다.


이번 달빛서당에 참여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이 뭐냐면, 사전과 어원을 찾아보며 스스로 생각을 확장시키고조합해서 메타인지에 대해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야. 그동안 바쁜 학원 스케줄 속에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지.

어린이 달빛서당 2기 달님의 이야기 중에서


내가 한자 공부를 하면서

좋았다고 느끼고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과

달님들의 이야기가 이어질 때

달빛서당, 어린이 달빛서당을

기획, 운영하는 보람을 느낀다.


朋友有過 붕우유과 忠告善導 충고선도
친구에게 잘못이 있거든 충고하여 선으로 인도하라


초등 사자소학 책에 나온 질문

친구가 물건을 훔치는 모습을 보고

그러지 말라고 충고했지만

그 친구가 내 충고를 무시한 채

계속 물건을 훔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해서

제이제이는 생각하더니

잘 모르겠다고 물음표 세 개를 그렸다.


나는 좀 당황해서

구체적으로 편의점에 있는 상황을 예로 들어 제이제이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돌아보니

만약에 나도 이와 같은 상황에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충고도 관계도 쉽지 않은 일이다.


아주머니 얘 돈 주고 샀어요?라고 한다


제이제이가 다시 꺼낸 대답에 고민의 흔적이 느껴졌다.

아이도 자신의 상황에서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자소학 속 모든 문장을

진리라고는 받들지 않는다.

그 대신 아이와 함께 사자소학을 매개媒介로

평소에 하기 힘든 내용의 대화를 하는

시간 속에서 배우고 느끼는 게 소중하다.

고전은 변치 않는 근본 문제에 대해 결정적인 답을 제공하기에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 문제에 관련하여 상대적으로 나은 통찰과 자극을 주기에 유의미하다. p14
김영민 논어 에세이,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제이제이는 이번 씨앗 문장 필사 때

한자 善導 선도 쓰는 것을 특히 어려워했다.

한자에 거부감이 생길까 봐

한자 쓰기는 꼭 하지 않아도 생각하지만

한 획씩 쓰면서

한자를 천천히 만나는 시간이라는 생각에

제이제이에게 한 번만 써보자고 善導했다.


導를 쓰면서 首에 있는 네모가

손톱만 하다는 제이제이의 말이 재밌었다.

이 글자는 왜 이렇게 생긴 건지,

획순은 어떻게 되는지

한자 사전으로 함께 찾아봤다.


導, 목적지를 안내하는 듯한 모습이었구나.

導는 引導인도, 指導지도

유도誘導, 주도主導 등 한자어에 쓰인다.

善導는 말보다 행동에 가까운 단어로 다가온다.


오늘부터 4일간

매일 저녁 어린이 달님과 함께

줌모임에서 만난다.

함께 나눌 이야깃거리를 채우고

어린이 달님의 시선을 담을

공간을 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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