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달빛서당

어른들을 위한 달빛서당 사자소학 일지 10월 2일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by 모순

최재천 교수님의 유튜브를 즐겨본다.

최재천의 아마존 채널에 새로운 영상이 올라와서 보니

2023년 서울대 졸업식 최재천 교수 축사 영상으로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15분이 조금 넘는 축사 영상을 들으면서

'양심'이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양심(良心)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

표준국어대사전


마음 心과 합쳐져 양심이라는 한자어를 만드는 어질 량 良을

한자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질다 '외에도

'좋다, 훌륭하다, 아름답다, 착하다, 곧다, 길하다, 진실로'라는 뜻이 나온다.

축사에서 나온 양심을 들으며

'양심이 행동의 동기가 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리고 양심을 따르며 행동하려는 것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심적인 모습이 막연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가치를 변별하고

스스로 선과 악을 선택할 수 있는

앎과 실천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공평은 양심을 만나야 비로소 공정이 됩니다.'

축사에 나온 문장이다.

공정公正의 필수 조건이 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양심은 맹자孟子가 일찍이 사용한 용어이기도 하다.

맹자는 인간이 본래 선함을 가지고 있고

양심을 통해 이 선함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원래 선함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지켜나가고 유지하는 데

경험과 교육이 필요하다.


최재천 교수는 축사에서 이런 말도 했다.

"양심의 촛불을 나눠드리려고 합니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생각할때

양심적인 행동의 시작과

나눔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修身齊家수신제가治國之本치국지본

讀書勤儉독서근검起家之本기가지본


자기 몸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이고

책을 읽으며 부지런하고 검소함은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다.


사자소학


讀자를 손으로 써야 할 때면 주로 간체자 读로 쓰다

讀書勤儉을 쓰면서 讀자가 생각보다 복잡해 궁금해졌다.


읽을 독자에 왜 팔 매賣가 있는 거지?

이유가 있을까 찾아보니

물건을 팔아 (賣) 돈을 센다(言)라는 뜻으로

'돈을 세며 중얼거리다'로 쓰였던 讀이 나중에 '읽다'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독서에 쓰이는 讀이

돈과 관련 있는 말이라니 재밌다.


참고하고 있는 '선생님 한자책'에는

讀에 대한 다른 설명이 나온다.


讀자는 '(말을)외우다(memorize)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말씀 언(言 )이 표의요소로 쓰였다. 책이 없었던 아득한 옛날에는 선생님의 말씀을 외울 수 밖에 없었다. 책이 일반화된 후로는'읽다'(read)는 뜻으로 바뀌었다. 전광진 엮음, 선생님 한자책


글자가 생기고 나서도 책은 나중에 생기고

보급되었다는 시차도 느껴졌다.

책이 만들어진 초기에도

책은 여전히 귀해서 책 한 권이 있으면

소리내서 읽어 주변의 사람들과

그 내용을 공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치 라디오 한 대에서 나오는 방송을

여럿이 함께 듣는 것처럼.


귀하면 '함께'하게 되는구나.

혼자서 눈으로 읽을수도 있지만

소리 내서 읽고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달빛서당의 문화도

오래전 독서의 좋은 전통을

유지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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