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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달빛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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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May 24. 2020

국내파라도 괜찮아요

내가 선택해서 배운 외국어니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대부분 중화권에서 거주하고 학교를 다닌 해외파다. 중국어는 매우 유창하고 대만에 대한 지식과 추억이 풍부했다. 그들이 많이 부러웠다. 스무 살 이후에 배운 내 중국어와 1년 반이라는 유학 기간이 부족하게만 보였다. 하지만 요즘은 국내파, 해외파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현재 가진 점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국내파, 해외파의 기준은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내 기준에서는 초, 중, 고, 대학교 등 교육과정을 해외에서 한 사람은 해외파라고 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초, 중, 고, 대학교를 나온 나는 스스로 국내파라고 생각했다. 중국 체류 기간은 대학교, 대학원때 교환 유학생으로 지낸 1년 6개월이다. 한국에서 외국어를 습득한 경우에 비하면 해외파일수도 있겠다. 중국어는 20살에 시작했다. 


하지만 해외 체류 경험이 있어도 기간을 또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 중화권에서 자라고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 모국어처럼 중국어를 쓰는 것을 보면 내 중국어가 많이 모자란 것 같다. 특히 중국어 통번역업계에는 중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동포나 화교분들도 많다. 

외국어로 밥벌이하면서 느끼는 것은 외국어, 모국어는 잘할수록 좋다는 것이다. 당연한건가? 해외 체류 기간이 길지 않았기에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길다. 그동안 한국어로 교육받고 한국에서 생활했다. 한자 자격증을 공부하며 모국어, 중국어를 함께 익혔던 것이 나에게는 잘 맞았다. 한국어와 중국어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그 시간에 어떤 이는 외국에서 외국어로 공부하며 생활했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 환경을 바꿀 수 없기에 나는 오늘도 중국어 방송을 들으며 문장을 외운다. 중국어로 표현하고 싶은 내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한다. 필요한 순간에 바로 쓸 수 있도록 계속 연습한다. 발음은 다소 구릴지라도 내용이 좋으면 된다. 말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각을 표현하고 설득시키는 역할을 한다. 상대방이 내 말을 알아들일 수 있다는 믿음, 자신감이 외국어 실력을 높이는데 기본이라는 사실을 요즘 많이 느낀다.  내일 실력이 오늘보다 나아지고 싶다는 열망과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노력, 어쩌면 이런 태도가 내가 가진 국내파의 장점일 수도 있겠다. 내가 좋아서 선택한 외국어라는 의미 부여도 국내파가 가질 수 있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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