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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May 14. 2024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한자, 사자소학 공부

어린이 달빛서당 일지

김영하 작가의 영하의 날씨를 구독 중이다.

지난주 이메일로 받은 영하의 날씨에

수많은 한자 우물 정井이 등장했다.


아들의 글씨가 못마땅한

아버지는 하루의 우물 정자를

천 개씩 써라고 하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글씨를 잘 써야

성공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작가의 아버지가 예측했듯이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도 오지 않았다 .


매일 우물 정井을 천 개씩

쓰라던 그 교수법은 전혀 효과가 없었지만

시대적 한계 안에서

최선의 것을 아들에게 주려고 애썼던

당신의 선의가 지금도

작가의 마음에 남아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아이에게 ~가 필요하다

아이는 ~해야 한다고

여길  때 내가 믿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본다.


나는 아이와 한자를 배운다.

함께 한문 고전을 읽는다.

내가 아이에게 한자를

꾸준히 노출시키는 이유는

한자漢字도 우리 모국어의

부분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모국어는 생각의 도구가 된다


미래는 나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가진 한계 속에서

아이에게  교육할 때

어떤 선의가 남겨지면 좋겠다.


長者之前장자지전
進退必恭진퇴필공
어른 앞에서는 나아가고
물러날 때 반드시 공손히 하라
사자소학 四字小學


지난주 어린이 달빛서당에서

함께 읽은 문장이다.

나아가고 물러나다에 쓰인

한자 진퇴進退에 적힌 글자를 보고

따라 쓰면서 검도는 닮았다고

똑같은 게 있다고 발견했다.


進 나아갈진,

退 물러날 퇴는

모두 辶 쉬엄쉬엄 갈 착을 부수部首로 하고 있다.


부수部首 나눌 부, 머리 수
1. 서로 공통적인 요소가 있는 부류(部類)의 첫 머리(首)에 상당하는 한자.

2. 한자자전에서 글자를 찾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공통되는 글자의 한 부분. 예를 들어 '言'은 '語', '話', ‘請’ 따위 글자의 부수이다

속뜻 국어사전


한자의 부수部首를

검도와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아

한자어 부수를 속뜻 국어사전에서 찾아

소리 내 읽어보았다.


長者之前장자지전

進退必恭진퇴필공

어른 앞에서는 나아가고

물러날 때 반드시 공손히 하라는

長者慈幼장자자유

幼者敬長유자경장

어른은 어린이를 사랑하고

어린이는 어른을 공경하라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공경의 구체적인 몸가짐을 보여준다.


'덕목과 가치'가 머리와 마음에 있는 것이라면 이를 기반으로 말과 행동을 통해 겉으로 발현되는 것이 바로 '예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사자소학》을 통해 구체적인 예절과 더불어 추상적인 가치를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김연수 지음, 초등 한자 읽기의 힘


나아가고 물러날 때

공손히 하는 방법에 대해

어린이 달님들은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천천히 걸어와 90도 인사를 하며

"무슨 일이신가요?"

상황을 연출하며 로봇 같다고 이야기한

친구도 있었다.


레드카펫을 깔아드린다

길을 만들어 드려요

뒤로 빠집니다

인사를 합니다

어린이 달빛서당 10기 어린이 달님들의 이야기 중에서


반드시 공손히 하라는

문장에 대해 왜 죄다 어른한테만

좋은 거냐고 묻는 어린이 달님의

질문도 만났다.


그러게

어린이들도 어른들에게 바라는 태도가

있을 텐데 말이다.

씨앗 문장을 읽으며

그 이야기도 함께 들어보는

여유를 잊지 말아야지.

서로에게 선물하고 싶은

선의 善意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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