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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May 13. 2024

더 나은 삶을 위한 논어, 시경을 읽기

달빛서당 일지


지난 주 달빛서당

논어 큐레이션 씨앗 문장에는 시가 나왔다.


子曰자왈 小子何莫學夫詩소자하막학부시詩可以興시가이흥可以觀가이관可以群가이군 可以怨가이원 邇之事父이지사부遠之事君원지사구多識於鳥獸草木之名다식어조수초목지명


공자께서 말씀하셨어. "너희는 어찌하여 아무도 시(시경)를 배우지 않느냐? 시는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회를)관찰할 수 있고, 사람을 모을 수 있고, 원망할 수 있다. 가까이로는 부모를 섬길 수 있고, 멀리로는 임금을 모실 수 있으며, 새, 짐승, 풀,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


출처 《논어論語》 제17편 양화陽貨 9장


여기서 나오는 시는 시경詩經을 말한다.


시경詩經

요약: 춘추 시대의 민요를 중심으로 하여 모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 된 시집

황허강[黃河] 중류 중위안[中原] 지방의 시로서, 시대적으로는 주초(周初)부터 춘추(春秋) 초기까지의 것 305편을 수록하고 있다. 본디 3,000여 편이었던 것을 공자가 311편으로 간추려 정리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전하는 것은 305편이다.


(...)

각부를 통하여 상고인(上古人)의 유유한 생활을 구가하는 시, 현실의 정치를 풍자하고 학정을 원망하는 시들이 많은데, 내용이 풍부하고, 문학사적 평가도 높으며, 상고의 사료(史料)로서도 귀중하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시경 [詩經]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可以怨가이원

중국어 자료를 찾다가

 '풍자 방법을 익힐 수 있다'는 해석을 접했다.

可以怨, 시경과 원망을 잇는

끈 하나를 찾은 기분이 들었다.


분노나 원통함은 잘 다루지 않으면

나와 타인 모두를 태우는 감정인 것 같아

그런데 시를 통해서 그 불같은 끓어오르는 마음을

조금 더 부드럽게 풀어줄 수 있다는 뜻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문학,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 .


달빛서당 10기 달님의 이야기 중에서


시경은 건조한 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래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것이었다고 한다.

노래와 춤에는 무엇이 담기겠는가?

감정이다.

지식을 접해도

내 가슴에 툭 건드려지는

무언가가 없이 배워질 수 있을까?


특히 모두가 글자를 알지 못하는 시대에

말로, 노래로, 무용으로 전해지는 그 감정들은

사람들의 진솔함이 가득가득

온몸으로 담겨 '시'로 만들어졌을 것이기에

문득 나도 시경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달빛서당 10기 달님의 이야기 중에서


子謂伯魚曰자위백어왈女爲周南召南矣乎여위주남소남의호人而不爲周南召南인이불위주남소남 其猶正牆面而立也與기유정장면이립야여


공자께서 백어에게 말씀하셨어. "너는 주남과 소남을 배웠느냐? 사람이 주남과 소남을 배우지 않으면 아마도 마치 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다."


출처 《논어論語》 제17편 양화陽貨 10장


공자는 아들인 백어에게도

시경의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시경 국풍 첫머리에 놓인

주남, 소남을 배우지 않으면

마치 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 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답답할거라고.


공자가 이렇게 말한 내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두 편은 국풍國風에 남아 있는 편명으로 시·악·무를 함께 익힐 수 있다. 이는 시만 암송하라는 의미가 아니며 음악, 춤도 배워야 하고, 내용으로는 수신修身, 제가齊家와 관련되어 있으니 《시경》대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원중 옮김 인생을 위한 고전


"~안하면 안좋아진다"고

무서움을 자극하는 화법을

공자도 자식에게 쓰고 있는구나

싶어서 웃음도 났다.


시, 음악, 춤을 배운다는 것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고

사람들과 공감하는 기쁨을

아이가 누리길 바란다.

그러려면 나부터 해야지.


나를 만나는 사람들이

나로 인해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말랑한 벽의 틈새가 되고 싶다


달빛서당 10기 달님의 이야기 중에서




공자는 시경의 내용을

직접 정리하고 가까이 했으니

먼저 솔선수범하고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어떤 좋은 것을

설득하고 싶을 때 좋은 방법은

내가 즐겁게 하고

좋게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아이나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싶다면

일단 나부터 벽 앞에 서있는

답답한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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