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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달빛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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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Oct 01. 2024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한자 공부, 고전 읽기

어린이 달빛서당 14기 이야기, 생명력

13기 때 별명 로희였던 아이가

이번에는 별명을 '서킴이'로 정했다.

서준이 지킴이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조 이름은 '안전'으로 정했다.

아이가 지은 별명을 들으며

요즘 아이의 관심사도 알아간다.


안중근은 의사 맞아요?


서킴이는 안중근이 독립운동을 하면서

안과 의사, 치과의사처럼

어떤 병을 치료하는

직업도 가졌던 사람인지 궁금했다고 한다.


나도 어릴 적에

가졌던 질문이었다.

꽤 긴 시간이 흘러

의사에 대한 오해가 풀렸던 것이 기억났다.


서킴이와 함께

국어사전에서 '의사'를 찾았다.


의사義士
의사醫師
의사意思
의사議事


한글로는 모두 '의사'로 소리 나지만

한자가 달라 다른 뜻을

가지는 네 가지 의사가 나왔다.


아, 안중근 의사는 옳을의 義, 선비 사士이구나


병을 치료하는 의사醫師뿐 아니라

의로운 선비라는 의사도 있다는 것을

서킴이는 이번에 알게 되었다.


한글 소릿값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쓰인 한자에 따른

풍성하고 정확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先生施教선생시교
弟子是則제자시칙
선생님이 가르침을 베푸시거든
제자는 이것을 본받아라
사자소학 四字小學

사자소학 씨앗문장을 통해

어린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다.


남이 싫어하는 장난을 하면
더 이상 장난이 아니라 폭력이다.
...
뾰족한 말 쓰지 않기
...
선생님 일할 때 질문하지 않기


선생님의 일방적인

가르침 내용보다

제자인 아이에게

어떤 이야기가  

어떻게 남았는지도

대화해 볼 수 있는 씨앗문장이다.


지난주에는

어린이 달빛서당 14기

시작 줌모임도 있었다.

어린이들과 만나면서

좋아하는 것

알고 있는 것을

나누려는 태도는 본능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은 줌 화면 속으로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여준다.


초코파이에 써진

정情자를 이야기할 때는

어린이들이 집에 있는

초코파이를 찾아 화면에 내밀었다. 

좋아하는 한자 사전, 사자성어 책도 꺼내어

친구들에게 보여준다.


요즘 주역을 공부하면서

유연한 존재인 물을

통해 어린이들의 특성도

이해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물은 살아 있되 혼돈스럽다.
어린아이들은 종잡을 수 없지만 생명력이 풍부하다
김승호 지음, 공자의 마지막 공부


공자는 이런한 괘상에 대해 무엇을 음미하도록 했을까?
水洊至習坎수천지습감 君子以군자이 常德行상덕행
성인의 가르침이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어린아이처럼 열심히 공부하여 덕을 쌓고 그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고.
물 같은 어린아이는 변화난측한 미래를 품고 있다. 또한 우리 자신도 어린아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고 익히고 발전하는 것을 멈춰서는 안될 것이다.
김승호 지음, 공자의 마지막 공부


주역에서 물이 위아래로 나오는

감위수(坎爲水)의 괘에 대해

공자는 배움과, 행동, 가르침을 이야기한다.


배우고 익히고 가르치는

어린이들을 통해

살아 있되

혼란스러운

종잡을 수 없지만

생명력이 풍부한

내 안의 어린이를 긍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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