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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달빛서당

장점을 말해요

아이와 함께 한자, 사자소학 대화하는 어린이달빛서당 19기 기록

by 모순


코드네임J와 책 초등 사자소학에 나오는 "위 구절의 뜻을 함께 생각해 볼까요?" 내용을 음독音讀한다. 소리 내서 읽다 보면 아이가 어떤 부분은 이해했는지 어떤 부분은 덜 이해했는지 파악이 된다. 음독은 외국어뿐 아니라 모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어 아이와 꾸준히 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음독 훈련을 1~2학년 때 활발히 하고, 3학년 이후가 되면 수업 중에 교과서를 대표로 읽는 것 이외에 따로 음독을 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음독 훈련은 고학년이 되어서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훈련으로 음독만큼 기초 체력을 만들어주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문해력이 높은지, 낮은지는 음독을 시켜보면서 가늠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아이의 활자 읽기 습관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아이들에게 1,000단어 정도로 구성된 텍스트를 음독하게 하고 낱글자를 몇 번 틀리는지 확인하면 아이의 정독 수준을 알 수 있다.

성적 초격차를 만드는 독서력 수업, 김수미 지음


지난주 어린이달빛서당 19기에서 함께 읽은 문장은 장단점에 대한 내용이었다.


莫談他短막담타단
靡恃己長미시기장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 장점을 믿지 말라

사자소학四字小學


처음 사자소학 문장'莫談他短막담타단靡恃己長미시기장,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 장점을 믿지 말라'를 접했을 때는 어린이들과 이 문장을 읽는 게 좋을지? 고민되었다.


莫談他短막담타단,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않는 것은 수긍首肯할 수 있지만 靡恃己長미시기장, 자기 장점을 믿지 말라는 내용에는 동의同意할 수 없었다.


莫談他短막담타단
靡恃己長미시기장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 장점을 믿지 말라

이 문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사자소학 씨앗문장에 대한 코드네임J의 의견意見을 물어봤다.


자신부터 잘하라는 뜻 같아요


'莫談他短막담타단靡恃己長미시기장' 이 문장을 코드네임J는 '자신부터 잘하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莫談他短막담타단靡恃己長미시기장에 대해 반半만 동의한다면서 말했다.


남의 단점을 말하면 안 좋고
자신의 장점을 스스로 믿어줘야 해요


친구들의 장점을 주로 말하는지 아니면 단점을 말하는지와 그 이유에 대해 어린이들이 쓴 문장을 읽으며 관계의 지혜도 배울 수 있었다.


친구들의 장점을 더 많이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 친구들이 싸우지 않고 친절해서다.

장점을 말했다. 왜냐하면 그 친구와 친해지고 싶어서이다.

장점을 말합니다. 그 이유는 친구의 기분이 좋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말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면 무례해 보일 수 있어서

어린이달빛서당 19기 어린이 달님의 이야기 중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에 대한 어린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다.


상상력이 풍부하다.

친구한테 먼저 다가간다.

곱셈과 나눗셈을 잘한다.

새로운 음식을 먹는 걸 잘한다.

친구한테 먼저 인사를 잘한다.

새소리 흉내를 잘 낸다.

나는 운동을 잘합니다

줄넘기를 잘한다.

어린이달빛서당 19기 어린이 달님의 이야기 중에서


아이들이 쓴 장점에는 공통적으로 자신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었다. 어린이들의 글을 읽으며 나도 나의 장점을 살펴보게 된다. 나는 취합 기록을 잘하네 ㅋㅋ

자신과 타인의 장점을 계속 발견하고 드러내는 것,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일 수 있겠다.


어떤 사람에게나 한 가지 아름다움은 꼭 있어. 너의 부족한 점, 못난 점을 자꾸 강조하지 말고, 네가 잘하는 점, 너의 아름다운 점을 강조해. 그러다 보면 네 장점의 기운이 단점의 기운보다 훨씬 커져서 그것을 감싸안고 극복하게 되지.

현경 지음, 책 《미래에서 온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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