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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달빛서당

아이와 함께하는 한자, 고전 사자소학 독서 대화

어린이달빛서당 20기 기록

by 모순


머리에서 가슴으로 향하는
이해의 길!

달빛서당 고속도로 고맙데이


어린이달빛서당 2기~20기에 참여하고 있는 일석삼조의 댓글에 머물렀다. 달빛서당을 구상할 때부터 품었던 꿈의 씨앗이 나무로 자란 기분이다.


글자 하나에 다채로운 역사와 그림, 이야기를 품고 있는 한자를 알아가는 과정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라 생각했는데 그 여정의 의미에 공감하며 즐기는 벗들과 함께한다.



우리가 일생 동안 하는 여행 중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

공부는 우리를 가두고 있는 완고한 인식틀을 망치로 깨뜨리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 공부의 시작입니다.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담론


지난주 어린이달빛서당에서 읽은 사자소학 씨앗문장에는 경사 경 慶이 쓰였다. 慶이 들어가는 한자어로 경사慶事, 경축慶祝, 경상도慶尚道를 찾아봤다.


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도에도 이 慶이 들어갈까?


박파랑에게 퀴즈를 내자 박파랑은 경기도에도 慶이 들어갈 것 같다고 했다. 경기도京畿道에는 서울 경京이 들어간다.


경기京畿 서울 경, 경기 기
1)서울(京)을 중심으로 500리 이내의 땅(畿) 2)우리나라 중서부에 있는 경기도'의 준말

전광진 엮음, 선생님 한자책


박파랑과 우리나라 지도에서 경기도와 경상도의 위치도 찾아봤다. 우리의 한자 공부가 국어뿐 아니라 수학, 영어, 사회로 확장되는 중이다.


積善之家적선지가
必有餘慶필유여경
선행을 쌓은 집에는
반드시 넘치는 경사가 있다

이 문장 내용 어떻게 이해했어?


이 질문에 박파랑은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우리 집이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파랑이 나에게도 사자소학 씨앗문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는데 대답이 잘 안 나오더라.


사자소학 문장에 대해 책에 나온 내용이나 추가 질문할 때 아이가 짧게 이야기하거나 모르겠다고 하면 아쉬운데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내가 경험해 보니 알겠다.

Chat GPT에서 프롬프트로 생성한 만화



나도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대답했다. 일단 착한 일을 하면 내 기분이 좋아지고 나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지면 나도 행복하다고.


자신이 한 착한 일에 대해서는 박파랑은 문을 못 여는 분에게 문을 열어줬다고 했다. 박파랑은 가끔 학교에서 올 때 쓰레기를 주워서 집에 오면서 착한 일 했다고 스스로 흐뭇해한다.


어린이도 어른도 모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배움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에서 출발하고 지속할 수 있겠다.


오랫동안 ‘어린이란 누구인가?’하는 화두를 품고 살았다. 어린이를 안다는 것은 결국 어른인 나를 정면으로 인식하고 끌어안는 일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어린이에 대해 알게 되며 ‘인간은 학습하는 존재’라는 점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타고난 본성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자라며 무엇을 경험하고 훈련했는지가 한 사람을 규정하는 건 분명했다. 인간이란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변화하는 존재이니 어린이가 디지털에 최적화되어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텍스트와 영상을 모두 경험한 세대로서, 어느 한 가지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짚어두고 싶다.

한미화 지음, 쓰면서 자라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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