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燦爛)
5월을 지나며 자주 떠올리는 단어다.
빛날 찬(燦), 빛날 란(爛)
연둣빛 나무와 햇살이 만나서 반짝거린다.
은은한 아카시아와 찔레꽃 향기에도
걸음을 멈춰 감각을 열게 된다.
입하(立夏)를 지나
초여름으로 향하는 계절의 길목이 눈부시다.
보고 싶던 사람들을 만나
함께 걸으며 이야기하기도 좋은 계절이다.
한여름의 불더위가 오기 전
우선순위로 놀러 다닌다.
"목욕가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마음껏 놀러 가는 곳은
목욕탕이다.
시가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내가 좋아하는 목욕탕이 있다.
지상 4층에 자리한 여탕에서
목욕을 하면서 바깥의 산과 하늘을 볼 수 있다.
널찍한 온탕, 냉탕, 한증막을
오가며 땀을 빼고 식힌다.
보글보글 온탕에 푹 빠지기
맨몸 배영하며 하늘 보기
한증막에서 사람들 재미난 수다 듣기
아무튼, 목욕탕엔 내가 좋아하는 게 많다.
목욕탕에서 갓 나온
우리 셋 얼굴도 반짝거린다.
좋아하는 목욕을 하고
맛있는 것을 사먹는 주말,
일상회복이 돌려준
선물 같은 순간을 누리며
부자가 된 기분이다.
목욕탕에서 돌아오는 길
가족을 태우고
한적한 도로에서 운전 연습을 한다.
다시 몸이 뻣뻣하게 긴장되더라도
괜찮아.
다시 목욕하면 되니까.
"왜 한 거야?"
언니들과 만나서
강강술래를 했다고 친구 J에게 자랑했다.
왜 한거야?
라고 묻는 J의 말에
몰라라고 하자 J는 모르는 게 더 웃긴다고 했다.
"해보면 너도 알게 될거야 ㅋㅋ 되게 신나고 재밌어"
손잡고 한 방향으로 도는 것이 끝나가기가 무섭게
'반대 방향으로'하고 외치면서
돌고 있는 내가 있었다.
으흐흐흐하고 웃으면서
다음에는 원을 넓혔다가
좁히는 동작도 해보고 싶다.
팔도 더 크게 흔들어야지.
언니공동체 칼리마마 언니들과 함께 모여서
Summer 라는 곡을 처음으로 칼림바 합주했다.
칼림바 고수 언니들이 알려주는 대로
나는 간단한 반주만 반복했는데도
그 위로 차곡차곡 언니들의 화음이 쌓였다.
혼자는 낼 수 없는 소리
혼자는 느낄 수 없는 재미가
함께하는 연주에 있었다.
언니들과 함께 손잡고
만나는 넓고 새로운 세상이 반짝인다.
생명력 가득한 초여름 풍경처럼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