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모순/16회/인생은 회전목마

by 모순

회사 밖 생활을 시작한 지

약 100일 지났다.

꽃 피는 3월

낮에 집에 있어도

밖을 걸어도 웃음이 실실 나왔다.


회사의 우선순위가 아닌

내 우선순위로 시간을 보내는

자유에 가슴 벅찼다.


이 시간에 익숙해진 걸까?

퇴사빨 희망엔진이 가열차게 돌아갈 때는

보이지 않던 감정이

지금 툭툭 튀어 나와 당황스러웠다.


"계속 좋기만 할 줄 알았는데 기분이 이상해 "


퇴사 후 마주한 이 결핍의 이름은 뭘까?

혼란스러웠다.

나도 이해가 잘 안가는

감정을 남편에게 털어놓았다.

'공허함'을 이야기 하는 그의 말을 들으며

'인정'이라는 흔해보이지만

잊고 있던 이름을 찾아냈다.


인정(認定)

확실히 그렇다고 여김

표준국어대사전


회사의 우선순위로

시간을 보내던 때

회사는 내게 역할, 평가, 돈 같은

확실한 것을 주었구나.

내게 필요한 인정을

회사 밖에서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아직 고민 중이다.

중며들다 스터디 4기 한자마당 5주차의 기록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에는

외부의 반응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넓고 깊게 해보자면서

불안과 인정을 다독거려본다.


나를 압도하는 큰 걱정 없이

하고 싶은것을 할 수 있는

안식년 같은 시간,

걱정으로만 움츠러들기엔 아깝다.


산에 가고

책 읽다 구름 보며

멍때리다 잠들 수 있는

시간과 자유가 지금 나에 대한

인정이자 보상이다.

일기를 쓰다 보니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