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있었네 - 노리플라이
야구 좋아하지 마. 좋아하면 힘들어져.
야구를 너무 좋아했어. 그래서 그만뒀어.
라디오를 듣다가 어떤 영화에서 나온 대사를, 그 뉘앙스가 기억에 남아서 글로 적는다.
좋아하는 건 정말이지 지겹고 힘든 과정이다.
혼자 좋아하고, 혼자 기대하고, 혼자 실망하고, 결국 혼자 멀어지고.
그게 사람과의 관계던, 사물이던 통용된다.
얼굴만 봐도 같이 웃던 친구를 정말 좋아했고, 그래서 멀어졌다.
과학을 너무 좋아해서 완전히 등을 돌렸다.
기억나는 건 이 정도다. 아, 건축도 추가다.
너무 좋아해서 그 마음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일들은 생각보다 몇 개 없다. 그런데도 그만둘 때 마음은 크게 비었다.
내 마음이 그렇게 떠날 정도로 가벼웠던 게 아니냐 물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다른 사람들이 보는 모습, 결과에 대한 생각이고 그때 난 진심이었다.
너무 좋아하지 않도록 거리를 둘 것.
너무 좋아하고 싶은 게 정말 그 대상인지 아니면 그 대상에 투영되는 나의 결핍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