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꺼리’

by 영두리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게 술을 부르는 '꺼리'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짜증나거나 축하할 일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모든 게 금연을 방해하는 '꺼리'다.

정체 중인 도로도, 상사의 지적도, 밀려드는 업무도...


기도도 그랬으면 좋을 텐데 그게 참 쉽지 않다.

둘러보면 모든 게 기도 '꺼리'이나 여전히 기도에 서툴다.


주일, 차분히 돌아보며 기도 ‘꺼리’ 찾기.

그리고 간절히 기도하기.




여전히 기도는 어색하고, 나는 핑계 찾기에 선수다. 하지만 나의 그 서툶마저도 귀한 기도 ‘꺼리’로 받아주실 거라 믿는다. 말주변이 없어 얼버무리는 순간에도, 마음의 짐이 무거워 차마 침묵하는 순간에도 내 가슴 깊은 곳의 간절한 바람을 주님은 듣고 계시리라.


주일 아침, 찬양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두 손을 모은다. 화려한 수식어 대신, 그저 솔직한 내 마음의 온갖 '꺼리'들을 투박하게 건네본다. '주님, 저는 이토록 약하고 서툴기만 합니다. 저를 도와주세요. 저를 일으켜 주세요. 저를 이끌어 주세요.' 이 짧고도 간절한 고백이, 오늘 내게 가장 필요한 영혼의 양식이 되어줄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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