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대한 단상
나는 종종 나의 내면을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니 사실 이런 활동을 무척 좋아한다. 심지어 정기적으로 각종 검사를 자발적으로 자비를 들여가며 참여한다. 시간의 흐름과 내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내 모습이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얼마전 다시 MBTI 검사를 했는데 INFP 에서 뚜렷한 변화가 없다. 에니어그램도 여전히 4번 유형이 나온다. 최근에 새로운 종류의 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흥미롭다. 황상민 박사가 만든 WPI 검사가 그것이다. 결과로써 아이디얼리스트와 로맨티스트가 알파벳 M자 모양으로 나왔다. 흥미로운 지점이 나와 같은 유형들이 내면 탐구에 열심이어서 이런 검사를 많이 한다는 내용에서 실시간으로 웃음을 빵 터뜨렸다. 꼼꼼히 읽어보면서 오랜만에 신선한 즐거움을 느꼈다.
단순한 회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게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기계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마음 회로 하나하나는 단순해서 단합을 한다면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강하게 저항 할 수 있다. 반면, 그 회로들은 어떤 신비로운 끈으로 얽혀 있어서 한 번 엉켜버리면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은 절대적으로 보호 받아야한다. 레이저 현미경으로 뉴런과 시냅스의 동작을 관찰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의식이 무엇인지 과학적으로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 신비로운 연결 때문이다. 여전히 마음은 신비의 영역이다.
그런데 나쁜 기억은 마음의 신비로운 끈을 엉키게 한다. 그 엉킴이 마음 속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키면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전장에서 돌아온 군인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그렇고 학대 부모 아래에서 자란 아이들의 아픈 마음이 그렇다. 내 마음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마음도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 마음은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