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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담 Aug 17. 2016

공시생 일기 - 4 - 시작 전

공감 소설

아침에 일어나 자리에 누워서 모바일 게임을 한다. 두 시간 정도. 클오클이나 붐비치, 주사위의 신, 야구 게임을 순서대로 돌려가며 한다. 그러고는 아침을 차려두고 유튜브에 기웃거리며 새로 업데이트 되는 영상은 놓치지 않는다. 크롬캐스트로 유튜브 영상을 틀어두고 여러번 데워서 짜디 짠 국이나 찌개를 먹는다. 반찬은 최소한으로 먹는다. 밥은 과식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리뷰 동영상이나 게임플레이 동영상과 먹방 동영상이 아침을 먹으며 보기에 좋다. 밥을 먹고 대충 개수대에 그릇을 던져논다. 물을 살짝 뿌려서 나중에 닦기 쉽도록 조치한다.

달콤하며 향긋한 한라봉을 하나 먹고 건강을 위해서 견과류 하루 한 봉지를 먹는다. 이미 건강하지만 염려하는 마음이다.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IPTV를 켜고 아무 예능이나 틀어놓는다. 모바일 게임을 켠다. 게임을 이리저리 돌아가면서 플레이 한다. 어느덧 날이 어둑어둑해진다. 배가 고파서 아침에 데워 먹은 국을 데워 먹는다. 밥과 간단한 반찬을 꺼내 먹는다. 마음이 왠지 무겁다. 다시 모바일 게임을 켠다. 다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빠져든다. 몸이 뻐근하다. 체취가 고약하다. 귀 뒤에 손가락을 문댄다. 코로 가져가서는 꾸릿한 치즈냄새를 맡아본다. 갑자기 허기가 몰려온다. 입에 넣을 수 있다면 어떤 것이든 입에 넣는다. 크롬캐스트에 게임 동영상을 캐스팅한다. 게임 플레이 동영상을 켜두고 잠이 들때까지 모바일 게임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 자리에 누울 때까지 게임을 계속 한다. 마음이 어제보다 더 불편하다. 자리에 앉아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 뭘 해야하는지 머릿속에서 그려본다. 하지만 게임 빼고는 어떤 것도 그려지지 않는다. 기분 전환을 위해서 뭐라도 사야겠다. 로또와 연금복권을 샀다. 그러나 당첨여부를 알고 싶지는 않다. 내게 저 종이들은 당첨 여부를 모를 때 더 가치가 있다. 물구나무 서서 눈을 감고 머릿속을 게워내기 시작했다. 이 모든 악순환을 끊어보자 다짐했다. 내일부터 공무원 시험을 공부해보자.

게임 중독자에서 공시생으로 직업을 바꾼날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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