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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담 Aug 06. 2015

여행의 시작

신발끈을 매며

처음 혼자 신발끈 매던 날
훌훌 여행을 떠났다

두리번거리다
주머니를 까보니
먼지 뿐

중국집으로 실비집으로
과수원으로 배추밭으로

내가 닦은 그릇들은
짜장면이 되고 국밥이 되었다

나의 뻐근한 등뼈는
두부 김치가 되고 수육 막걸리가 되었다

넥타이를 매고 단추를 잠근다
블레이져 네이비 재킷을 입는다


전신 거울을 보며

고개를 떨군다

다시 신발끈을 맨다
여행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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