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마감, 석고보드 작업
남편과 셀프 리모델링을 하며 보이는 부분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의 작업이 더 중요함을 깨닫고 있지만 그래도 늘 기다려지는 건 마감작업이다. 목공과 전기작업까지 마무리된 후 드. 디. 어 내부 마감작업인 석고보드 작업이 시작되었다. 깔끔한 마감을 위해 보통 석고보드를 2겹으로 붙이는 2P 시공을 하는데 , 우리는 남편 혼자서 작업하는 관계로 한 장만 붙이는 1P 시공을 하였다. 목상 작업은 유튜브에 잘 나와있어서 그대로 시공했더니 900*1800mm 크기의 석고보드를 붙이면 딱 맞아떨어졌다. 남편은 석고보드를 견고하게 붙이기 위해서 석고보드가 붙는 목상 부분에 목공본드를 칠하고 석고보드를 붙였다.
목상이 위치하는 곳에 422(ㄷ자 타카) 타카를 쏘기 위해 레이저로 목상이 지나는 곳을 표시한 후 타카를 쏘고 있다. 벽면에 타카를 쏠 때는 눈짐작으로 해도 목상에 정확하게 고정이 되는데 천장은 고개를 치켜들고 해서 위치가 가늠이 잘 안되어 레이저를 비추고 작업했다. 전문가들도 그렇게 하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다고 하면서 전문가들은 미리 300mm 간격으로 먹줄을 튕겨놓는 것 같다고 한다.
천장에 석고보드를 붙일 때는 필히 2명 이상 이서 작업을 해야 한다. 2명이서 천장 목상에 석고보드를 맞댄 후 타카로 모서리 부분을 재빠르게 임시 고정을 해 놓고 내가 내려오면 남편이 타카로 완전 고정을 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이때 남편이 잡아준 위치에서 흔들림 없어 석고보드를 잘 받치고 있어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남편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석고보드를 재단하는 장면이다. 내가 함께 있을 때는 한쪽에서 기준대를 잡아주면 바로 컷팅을 하던데 혼자 할 때는 저렇게 클램프로 고정한 다음 칼로 컷팅을 했다. 석고보드 컷팅을 할 때는 2~3mm 정도로 칼 선을 낸 다음 반대로 접으면 석고보드가 반듯하게 부러지고, 접힌 부분을 칼로 한번 쓰윽~ 지나면 석고보드가 깔끔하게 잘린다.
방이 정확하게 직각이 맞지 않아 석고보드를 맞추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늘 완벽 그 자체이다.
등이 고정될 부분은 석고보드를 붙이기 전에 각재를 덧대어 단단하게 보강을 한 후 석고보드를 붙였다.
천장에 이어 벽면도 석고작업을 한다. 천장보다는 벽면이 작업하기가 수월한데 한 가지 불편한 것은 전기 콘센트와 스위치 박스 부분을 타공 할 때 작업이 추가되는 것이다.
정확한 타공 위치를 알기 위해 콘센트 및 스위치 박스 테두리를 수성펜으로 칠한 다음 석고보드를 맞대어 손으로 몇 번 두드려 주면 석고보드에 수성펜 잉크 자국이 표시되는데 그 표시보다 약간 크게 구멍을 내야 한다.
커튼 박스를 만들기 위해 합판을 자르고 있다. 커튼 레일이나 브라켓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합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처음 하는 작업이다 보니 좌충우돌 시공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실수로 인해 작업이 늘어나면 남편의 한 숨과 궁시렁이 자동발사되는데, 그것을 다독이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남편이 말한다. 남편은 뜻대로 작업이 안되면 본인의 작업 내공을 망각하고 순간 화가 난다는데, 그때 옆에서 한 마디씩 다독거리면 빨리 진정이 된다며 고마워한다.
커튼 박스도 어떤 방은 목상 작업을 하면서 같이 만들고 어떤 방은 깜빡하고 목상 작업을 완료하여 석고보드 작업 시에 생각나서 기존 목상을 자르고 다시 커튼 박스를 만들기도 했는데, 위의 사진이 뒤늦게 커튼 박스를 작업하는 사진이다.
박스 프레임을 각재로 만들고 재단한 합판을 붙여주고, 레일이나 브라켓을 고정할 나사가 들어간 부분은 합판 조각을 한번 더 덧대어 주었다.
위와 같이 천장에 커튼 박스를 고정하였다. 항상 그렇지만 나는 만들 때는 보고 있어도 어떤 작업인지 갸우뚱하다 작업이 끝나면 이해가 되곤 한다.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겠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완성 후 짠 하고 놀라게 해 주려고 일부러 자세히 설명을 안 해주는 건 아닐까'
1층 욕실이 2층으로 가는 계단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 층고가 낮아 환풍기를 욕실에 설치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벽이 맞닿아 있는 부엌의 렌지 후드 배출구로 욕실의 주름관도 연결하였다.
파란색 석고보드는 방수 석고보드이다. 싱크대가 놓일 부분은 방수 석고보드로 시공한다. 파란색 석고보드가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그냥 이대로 살아도 되겠다 싶기도 했다.
부엌 쪽은 기둥이 돌출되어 코너가 많고, 콘센트도 많아서 작업의 손길이 더 많았던 곳이다. 남편은 작업이 많아서 힘들었겠지만 난 이 많은 작업을 다 혼자서 하는 남편이 신기했다.
부엌 쪽 석고보드 작업이 끝났다. 벽지도 못 바르고 장판도 안 깔고 저 상태로 식탁만 놓고 살았던 시간이 꽤 된다. 남편은 새마을 운동 시기의 삶의 라이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고생한다며 많이 미안해했다.
거실은 고민하다가 우물천장을 넣기로 했다. 작업의 시간이 더 늘어나겠지만 우물천장을 한 후 간접조명을 넣으면 예쁠 것 같다며 우물천장을 하기로 하였다. 처음 집을 수리할 때는 보이는 것에 신경을 썼었는데 작업하다 보니 최대한 빨리 간단하게 하는 게 좋다 싶은 나이기에 예쁘지 않아도 좋으니 작업도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면 그냥 우물천장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작업 후 완성된 모습을 보니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정 중앙에는 실링팬을 위한 전선이 나와 있고 주변의 네 곳은 천장 등이 부착될 전선이 나와 있다. 중앙에 실링팬을 달기로 결정하니 저런 구조가 나왔다. 저렇게 한 또 하나의 이유는 거실 등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방등을 4개 구입하여 장착 후 스위치 2개로 분할하여 제어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등을 알아보는데 무슨 등 하나에 가격이 그리 비싸던지... 단순 디자인 차이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건 우리 부부 삶의 지향점이 아니다.
석고를 붙이다 말고 느닷없이 현관 입구 쪽 벽이 너무 부실하여 시멘트로 보강 작업을 하고 있다. 구조적 안정성을 떠나서 꺼진 불도 다시 보는 남편의 성격 상 그냥 넘어가질 못한다. 처음 하는 작업이라 작업 순서가 뒤죽박죽이라며 웃는 남편이지만 내가 볼 때는 남편의 꼼꼼함이 작업을 늘리고 순서를 복잡하게 하는 것 같다. 물론 늘 그렇듯 속으로만 하는 생각이다.
옆에서 보조하며 지켜보는 나도 힘든데, 혼자서 모든 것을 하는 남편은 얼마나 힘이 들까.
그래도 직접 해보는 것이 즐겁다며 이런 기회가 또 오겠냐며 웃어주는 남편이 측은하면서도 고맙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작업이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기숙사에서 오는 아들이 많이 했다며 감탄하는 걸 보면 우리 가족의 사랑이 깃든 집이 조금씩 완성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