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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곰살곰 Dec 25. 2020

집도 마음도 환하게

거실 전등, 부엌 전등 설치

전기와 석고보드 작업까지 마무리되었으니 천장 등을 달기로 했다. 벽은 나중에 벽지를 바르기로 하였는데 천장은 페인트를 칠하기로 하였기에 등을 달기 전 부랴부랴 칠했다.

페인트 칠하기 전에 석고보드의 이음새 마감을 위한 퍼티 작업을 해야 한다. 작업 당시 하필 조인트 메쉬 테이프가 없어서 그냥 할 수밖에 없었다. 퍼티가 신축성이 없어서 크랙이 갈 거라는데 구입 시간이 맞지 않아서 그냥 진행했다. 목재가 수축이 발생하면 조금 더 크랙이 갈지 모른다고 하는데, 그때 가서 많이 보기 싫으면 보수 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천장만 보고 살일 없을 거라는 최면을 걸며 페인트 칠을 했다. 천장 등을 설치했을 때까지만 해도 전혀 티가 나지 않았는데 최근 우물천장에 간접등을 설치하면서 울퉁불퉁한 이음새가 적나라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조만간 천장에 다시 도배를 할 예정이다. 이런 시간이 셀프 수리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4L 용량의 페인트 한통을 사서 부엌과 거실 우물천장 가운데 부분만 2회 칠하고 페인트가 부족해서 우물천장 날개 부분은 1회만 도장하였다. 나중에 우물천장 테두리 부분 MDF 몰딩 마감하면서 1회 더 도장하기로 하였다. 


페인트 칠은 쉬워 보여 간단하게 설명을 들은 후 롤러를 들어봤다. 생각보다 롤러가 부드럽게 움직이지 않아 힘겹게 하던 나와는 달리 내가 하는 속도의 2배속 정도로 하던 남편을 보며 타고난 손 재능은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2회 도장이 완료되었다. 속도는 느리지만 나의 손길도 많이 닿아있는 페인트 작업이라 더 뿌듯했다. 우물천장 테두리의 틈새에는 나중에 간접 조명을 설치하기 위해사 전선 주름관을 시공해 두었다. (급한 작업이 아니기에 당시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싶었는데 1년이 지난 2020년 12월에 간접 조명이 설치되었다.)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등을 설치할 차례이다. 먼저 부엌 싱크대 위쪽 등을 설치했다. 

부엌의 형태가 길어서 사진과 같은 부엌 등 2개를 설치하려 하였는데, 식탁 아래 부분은 인테리어 등을 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넌지시 남편에게 얘기해 보았다. 


"식탁 쪽에는 이런 기본 등 말고 인테리어 등을 달아도 예쁠 것 같아요. 이제 와서 등을 바꾸려면 작업이 복잡해질까요? 가격이 많이 비쌀까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굳이 인테리어 등은 아니어도 된다던 나의 마음을 남편이 눈치챘다. 석고보드 작업이 끝났고 전등 설치 위치에 전선이 나와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할까 싶었는데 어느새 전등 위치가 옮겨져 있었다.

새로 옮겨진 전등 위치는 기존의 위치에서 옆으로 30cm 정도 옮겼기에 전선이 많이 짧아졌다. 새로 전등을 장착할 곳에 각재를 추가 보강하기 위해서 가로 세로 20cm 정도의 구멍을 낸 후 각재를 고정하고 석고보드를 다시 붙인 후 구멍을 메웠다. 퍼티 작업 후 페인트까지 칠해 놓아서 말하지 않으면 티가 나지 않는다. 

식탁 위에 설치할 팬던트 인테리어 전등이 도착했다. 물건을 사도 눈매가 좋은 남편이 사면 확실히 가성비가 남다르다. (전등의 가격은 전등 2만 2천 원, LED 전구 2개 6천 원 : 총  2만 8천 원 정도)

전등의 선 길이를 조절하고 대강  위치를 맞추어 본 후 어울리는지 확인해 본다. 

전등 선의 길이를 확정하였으면 불필요한 선은 자르고 2개의 전등에 불이 들어올 수 있도록 전선을 연결해 준다. 

전등 고정 부분이 세로이다 보니 비뚤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줄자로 길이를 확인하고 나사 위치를 체크한 후 전등 브라켓을 고정한다. 

전선을 연결하기 위해 전등 선의 피복을 탈피하고 있다. 

전선을 서로 연결한 후 브라켓을 고정한다.

이렇게 부엌 전등이 완료되었다. 왼쪽이 식탁등이고 오른쪽의 가로 전등은 싱크대 위쪽에 위치하는 전등이다. 오른쪽 사진의 가운데 나와 있는 전선은 나중에 실링팬을 설치하기 위함이다. 냄새에 민감한 남편이 실링팬을 설치하겠다고 저리 준비해 두었다. 등을 달고나니 싱크대 위쪽 등을 두 개 달았으면 어쩔뻔 했나 싶다. 

이제 임시 등으로 늘 어둡게 지내야 했던 1층 거실용 전등 차례이다. 

150W급의 거실용 전등 가격이 너무 비쌌고, 정 중앙에 실링팬을 달기로 하였기 때문에 저렴한 방등을 구매해서 달기로 했다. 위 사진의 36W LED 전등 4개를 구매했다. 

등 하나 설치할 때도 역시나 남편의 꼼꼼함이 함께다. 

정 반대의 성격인데도 나의 생활 방식에 뭐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 물론 나 역시도 때로는 답답할 정도로 디테일한 남편을 뭐라 하지는 않는다. 그저 서로 대단하다, 멋지다 라고 서로의 없는 부분을 부러워할 뿐이다. 정 반대의 성격이지만 알콩달콩 잘 지내는 우리 부부의 사랑법, 자신의 방식만을 옳다고 고집하기보다는 서로의 방식 속 장점을 찾아내 칭찬하기이다. 

브랏켓을 모두 설치한 후 전등을 고정하고 선을 연결한다.

드디어 4개의 거실 전등을 설치하고 커버를 씌운다.

완성된 거실 조명은 스위치를 2구로 설치해서 2개씩 켜지도록 해 놓았다. 36W 전등 1개당 18,000원 정도 해서 모두 7만 2천 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총 144W의 전등이 각각 떨어져 있어서 인지 모두 켜면 전에 살았던 거실보다 밝다. 


딸아이를 불러 불을 꺼놨다가 짠~하고 스위치를 켜본다. 

"엄마 그렇게 좋으세요? 진짜 좋아하신다^^;;"


식탁 위 등을 보던 큰 아이도 한 마디 한다.

"오호... 이거 엄마, 아빠의 맥주타임을 위한 분위기인데요."


식탁 위에 예쁜 등이 달려 있는 집에 살게 되어 좋다고 하니 아무 말 없이 빙그레 웃던 남편, 그 웃음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잘 알기에 남편 손을 꼭 잡아본다. 


등을 켜고 끄고, 아이 같이 좋아했던 시간... 밝은 빛이 들어오니 마음도 밝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더 더 밝게 살아가겠다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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