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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배움책’으로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교과서’가 왜 어려울까? 관점부터 학생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생각하면 꽤 시간이 흘렀다. 2007 개정 교육과정 적용 때인 2011년 이야기다. 그 무렵 ‘교과서’ 하면 공부를 좀 한다는 아이들도 공부, 숙제, 시험, 지겨움 등을 떠올린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부모들은 어떨까? 가정에서 아이들이 교과서 내용을 모른다고 하니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에 교과서를 들춰보고선 한숨부터 흘린다.


 왜 그럴까?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또 있다. 요즘 학교 선생님들도 이구동성으로 교과서가 어렵단다.  


‘교과서’가 왜 어려울까? 체계가 제대로 갖추지 않았기 때문일까?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에서 펴낸 <교과서를 믿지 마라!>는 책에서 밝힌 것이다. 이 책은 말한다. 엉터리 교과서가 교사와 아이들, 부모까지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현장 선생님에게도 어렵고 아이의 발달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교육과정


초등 교과서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 어느 선생님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교과서라면 초등교육 전문가들이 어린이 발달 수준에 맞춰 잘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장에서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쳐 보니 교과서가 너무 어렵고 아이의 발달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교육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신은희,(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

아이의 성장과 발달 수준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것도 ‘교육과정’이. 여기서 우리는 되묻게 된다. 그런 ‘교육과정’은 누가 무엇을 위해 만들고 있는지를. 그것도 대부분 ‘교과교육과정’에서. 그러면 여기서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교과서’를 보는 관점이 올바른지를?

현재 초등 1학년 교과서 수준은 한글의 구성 원리와 낱말을 배운다. 다음으로 고학년에서나 가능한 자기 생각 쓰기, 어려운 글 읽기가 나온다. 이를 두고 “이런 접근보다는 한글을 배우고 익히면서 겪은 일을 글로 써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란 의견을 밝히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학생의 처지에서 그들의 질문이나 호기심, 관심사를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함이 옳지 않을까?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입말 중심으로 공부하는 나라도 있지 않은가?


체계적이지 않고 어려운 ‘교과서’를  시대 흐름에 맞는 ‘배움책’으로 만들어야


‘학습부진아’는 왜 생기며 굳이 사교육을 해야 할 까닭은 무엇인가? 초등학교 3학년을 살펴보자. 교과학습 내용이 학문용어 중심이다. 조작, 감각 체험,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이 자라는 3학년 아이들이 자기 가족과 이웃을 벗어나 동네를 이해하는 단계인데도 세계지리 내용이나 어려운 개념어가 나온다.


당장 가정에서 오후에 돌아온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며 부모로서 교과서 내용을 모른다는 아이를 탓해야 할까? 그것보단 마땅히 학교 선생님과 상의하고 교과서를 만든 교육부를 비롯한 당국에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 체계적이지 않고 어려운 ‘교과서’를 ‘배움책’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디지털내기인 요즘 아이들에겐 어떤 ‘배움책’이 필요할까? 교육부도 전자(디지털) ‘교과서’를 만들었다 한다. 이젠 학생들의 궁금증을 바탕으로 전자 배움책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높은 수준의 경험을 쓸데없이 선행 학습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어느 곳이나 화면에서 개인 식별팔찌만 갖다대면 나만의 배움 활동과 개인 디바이스가 되는 클라우드 기반의 환경을 누리는  학생들이 아닌가? 이들에겐 저마다에 맞는 ‘배움책’이 제공되고 학생들의 능력에 따라 다른 내용의 ‘바탕글’이 제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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