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고사는 교사와 학생을 옭아매는 구조적 제약
중학교 3학년, 예비 고1 여러분, 그리고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부모님. 학교가 왜 점점 ‘시험 공장’처럼 느껴지는지, 그 답은 단순하지 않습니다.고등학교에 들어서면 학생의 하루는 더 바빠지고, 교사는 더 빠르게 움직입니다. 왜일까요? 교과성적(내신)이 곧 운명이라고 여겨지는 구조 때문입니다.
교사는 아이들이 탐구하고 실험하고, 토론하며 스스로 생각을 넓혀가도록 돕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시험 범위가 정해지는 순간, 교사의 수업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적 시험대비’로 변합니다.더 깊은 질문을 던지거나, 아이들이 스스로 뜻해냄(프로젝트)을 만들 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교과성적(내신) 점수가 대학을 좌우하고, 대학은 다시 학생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모두가 믿기 때문입니다.
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지금 이 문제를 틀리면 교과성적(내신)이 떨어지고, 교과성적이 떨어지면 원하는 대학을 못 간다. ’이 불안은 학생을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틀리면 안 되는 존재’로 바꿔 버립니다. 수험생인 학생은 질문할 권리를 잃고, 실수할 자유를 잃고, 탐구할 기회를 잃습니다. 배움은 사라지고 남는 건 정답 두려움뿐입니다.
이 구조는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감당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교사는 시험노동자가 되고, 학생은 점수노동자가 됩니다. 이 현실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학점제’라는 새로운 간판을 걸어도 교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고교학점제 2.0이 말하는 변화의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점수가 아닌 배움을 중심에 둔 교실,교사가 수업을 설계하는 사람,학생이 배움의 임자가 되는 환경,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또 한 번 ‘점수의 굴레’로 돌아가고 말 것입니다.
고등학교를 앞둔 중3 학생과 부모님. 여러분의 아이는 점수로만 평가받아서는 안 됩니다. 한 사람의 삶을 새겨갈 능력, 서로 협력하는 힘,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는 용기, 이 모든 것은 시험 점수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그 굴레를 벗겨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