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배움과정·강사풀·소인원 운영비
게시판 앞에서 아이가 종이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과목 이름 옆에 빨간 글씨가 찍혀 있었다. 미개설.
아이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선생님… 그럼 저는 뭘 골라야 해요?”
그 질문은 사실 이런 뜻이다.
“내가 고른 마음은 어디로 가나요?”
선택이 종이에서 끝나는 순간, 아이는 배움이 아니라 전략을 고른다.
그리고 학교는 또 줄세움으로 돌아갈 핑계를 얻는다.
그래서 개설은 ‘선의’가 아니라 권리여야 한다.
권리라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가 아니라
반드시 열리게 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그 장치가 바로 ‘개설권 3종’이다.
공동교육과정, 강사풀, 소인원 운영비.
첫째, 공동교육과정은 “함께 여는 수업”이다.
우리 학교에서 못 열면, 권역에서 함께 연다.
중요한 건 마음이 아니라 시간표다.
공동교육과정이 살려면 먼저 “공동 시간(공동 슬롯)”이 있어야 한다.
같은 요일, 같은 교시에 비워 두는 자리.
그 자리가 있으면 학교가 달라도 수업이 만난다.
없으면 계획만 있고 미개설만 남는다.
둘째, 강사풀은 “돌며 가르치는 사람”이다.
학교 안에 선생님이 없어서 못 여는 과목이 많다.
그때 필요한 건 ‘사람’ 그 자체다.
지원청이 강사풀을 만들고,
가능 요일·권역·수업 가능 주제를 미리 공개하고,
학교는 신청만 하면 연결되는 구조.
“알아서 구해오라”가 아니라 “제도로 붙여준다”가 되어야 한다.
셋째, 소인원 운영비는 “작아도 여는 돈”이다.
학생이 적으면 학교는 쉽게 포기한다.
하지만 선택권이 권리라면,
적다는 이유로 닫히면 안 된다.
소인원 운영비는 효율을 위한 돈이 아니라
권리를 지키는 돈이다.
핵심은 자동지원이다.
매번 심사하고 기다리게 하면, 학기는 지나가 버린다.
그럼 이 3종을 “실제로” 어떻게 가동하나.
말이 아니라, 딱 7걸음이면 된다.
수요를 주제로 묻는다(학교): 과목명이 아니라 관심사 주제로 모은다.
공동 슬롯을 고정한다(지원청): 권역 학교가 같은 시간에 비워 둔다.
개설 방식 자동 분기(지원청): 학교 개설 가능 → 학교 개설 학교 불가 → 공동교육과정으로 자동 전환
강사풀 즉시 매칭(지원청): 공백 과목은 강사·순회 인력으로 채운다.
소인원 운영비 자동 배정(교육청): 구간 단가로 바로 붙인다.
미개설 0 원칙 적용(교육청·지원청): 미개설이 뜨면 ‘대체 제공’이 기본값이다.
월간 일보람표 공개(교육청·지원청): 개설률·폐강·쏠림·공백시간·집행속도를 숨기지 않는다.
이렇게 굴러가면 게시판의 빨간 글씨가 달라진다.
미개설이 아니라 대체 개설.
포기가 아니라 연결.
아이의 선택이 계산이 아니라 배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