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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아닌 '배움'을 즐겨야 하니까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국가가 주도하며 통제해 온 ‘교육’이 필요할까

   

  다시금 희망찬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전환기, 새 정부 들어 온통 ‘일자리’ 이야기다. 기술 풍요 속 경제 활동에 ‘고용’ 없는 세상이니까. 삶의 안전망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노동과 생산의 틀이 바뀌니까. 한 줌의 사람들만이 돈을 더 벌게 되고 가져가는 사회이니까. 산업화 시대에 머문 질서(법)를 지니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았으니 여간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해결책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떤 질서를 ‘선택’하고 만드느냐에 달렸을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손 안의 ‘누리그물(인터넷)’,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을 특징으로 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국가가 주도하며 통제해 온 ‘교육’이 필요할까? ‘일자리’를 늘리려면 저마다 ‘힘’을 갖추게 할 ‘교육계 혁명’은 필수가 아닌가? 육체기술, 인지 기술보다 분석과 대인관계 기술을 요구하는 ‘변화’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때다.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등을 아우르며 모든 기술이 융합하니까 과학 기술의 경계를 넘어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창의융합 인재’를 기르는 틀도 필요한 때이다. 


국민이 ‘교육(가르침)’ 대상이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데 나라의 미래인 ‘교육 현장’은 ‘희망’에 넘칠까? 불행히도 민주공화국 학교 현장의 ‘교육’은 ‘체념’ 상태이다.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 당국, 관련 단체 할 것 없이 저마다 품었던 생각이나 기대, 희망은 사라진 듯하다. 아예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듯하다. 지난 몇 달 동안 온 나라에서 누구 할 것 없이 수월성(엘리트) 교육의 민낯을 보며 ‘교육망국론’을 현실에서 보고 겪지 않았던가?

 그래서 더 이상 ‘교육 혁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을 내세우며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만든 ‘교육계’부터 스스로 다시 물어봐야 한다. 교육과정, 교과서, 교육평가를 바꾸면 학생들이 행복해질까? ‘지식 전달’하는 과정을 눈여겨보라. ‘교육(가르침)’으로 미래 시대가 바라는 남다른 생각이 길러질까? ‘답’이 있음을 강조하는 ‘교육’이 아니라 하면서도 어찌 ‘교육 혁명’을 말할까? 

 게다가 우리 사회의 이념 문제를 포함한 사회 갈등은 어떠한가? ‘가르침(교육)’으로 풀고자 하나 오히려 엉켜버렸다. 2014년 뒤로 17개시*도 교육청의 절대 다수 교육감이 ‘참교육’을 내세운 전교조 출신이다. 전교조 이해를 하는 바탕에서 교육행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의 갖가지 문제를 시원스레 풀기는커녕 보수를 끌어들이질 못한 채 사안마다 맞서기 일쑤다. 

 더욱이 사람과 사람 사이 만남에서 올바른 소통은 어떠한가? 참말로 국민이 ‘교육(가르침)’ 대상이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라도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스스로 묻고 함께 답을 찾는 ‘배움’이 지닌 힘을 똑똑히 봐야 할 때다. 나아가 이야기하듯 묻고 답을 찾는 ‘배움 혁명’이 필요한 때다. 


배움혁명으로 저마다 독서하며 토론과 논술로 삶을 가꿀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배움 혁명’을 제안한다. 묻고 답하는 배움으로 대한민국은 거듭나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세상을 바꾼 것은 물음이었다. ‘교육 농단’의 끝에서 벌어진 ‘촛불 혁명’을 보라. ‘촛불을 든 시민들이 ‘이게 나라냐?’란 물음을 던진 것으로 비롯하지 않았는가? 모든 일이 만들어진 까닭은 세상을 움직이는 여섯 가지 물음으로 비롯하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새롭게 묻고 함께 찾아야 한다. 촛불을 들고서 숱한 겨레가 소리 높여 외쳤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어떻게 이룩할지를.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구호로만 그치지 않고 저마다 독서하며 토론과 논술로 삶을 가꿀 수 있어야 한다. 역사의 흐름 속에 참다운 나라•겨레사랑의 길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예컨대, 헌법을 바꾸어 대한민국의 ‘판’을 바꾸도록 하자. 헌법 31조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배움을 누릴 권리’로 바꾸어 ‘교육’이 아닌 ‘배움’을 내세우는 것이다. 나라일꾼들이 나라임자들에게 ‘가르침(교육)’을 강요하는 틀에서 벗어나도록. 나라와 자치체 행정이 할 일은 ‘배움’을 뒷바라지 하는 것이다. 저마다 ‘창의성’이 생기고, ‘역발상’을 맘껏 하도록 돕는 것이다. ‘묻는 것’에 거리낌이 없게. 저마다 떠올린 좋은 생각을 스스럼없이 토론하며 나누도록. 


헌법 31조를 고쳐 “배움을 즐기는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배움 혁명’을 해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겨레의 앞날을 희망찬 모습으로 바꾸자면 ‘미래 교육’이란 ‘거짓 희망’도 내세우진 말자. 오히려 정답을 강요하는 ‘교육’부터 버리고 온 국민 스스로 배움에 나서 ‘배움’을 누리고 늘배움(평생학습)을 즐기도록 헌법 31조를 고치자. “배움을 즐기는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배움 혁명’을 해야 한다. 

 정답이 없는 ‘참배움’이 일자리도 만들고 학생, 교사, 학부모 등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6.25 전란이 끝나고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고 외친 함석헌의 말처럼 ‘교육’을 버리고 ‘정답 없는 참배움’, ‘생각하는 참배움’으로 거듭나는 ‘배움 혁명’이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일자리’를 만드는 희망이고 대한민국이 살 길인 것이다! (43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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