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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기말 시험’을 없애고 ‘온 수행평가’로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현행 학생부 '교과'는 ‘결과’ 위주 평가,유사 수능 학교 단위 일제고사!

     

 고등학교 3학년 교실 수업은 어떤 모습인가? 교육 방송과 연계한 정시 수능 출제로 대부분 학교 수업이 파행을 빚고 있다. 기출 문제를 분석한 뒤 관련 내용을 되풀이하곤 한다.  고3생이라 하여 발표 수업이니, 토론 수업 등은 꿈에도 생각지 말라는 분위기라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과 잠재력을 표현하지 못하고 창의력을 살릴 기회는 좀체 배움 현장에서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수능처럼 정해진 범위가 없는 시험에서는 전체적인 이해력과 실력이 중요하겠지만, 학생부 교과(내신)는 정해진 교과서 범위만 한 달 전부터 달달 외우면 어느 정도는 준비가 된다. 즉, 적절한 이해가 없어도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수능은 고등학교 전 과정에 대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이해와 연습이 필요하지만, 학생부 교과(내신)는 범위가 훨씬 적기 때문에 종합적인 이해나 실력이 없어도 어느 정도는 준비가 된다.”


 위에서 보듯이 학생부 교과(내신)는 학기마다 두 번씩 중간, 기말고사를 치르게 된다. 두 달에 한 번씩은 ‘시험’을 치르고 범위가 훨씬 적기 때문에 ‘등급’을 의식해서 사교육을 활용해 ‘학원’ 등에서 학교와 별도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교의 과정 평가는 '수능을 포함한 결과, 일제 평가’에 밀리는 형국이 되고 있다. 


학생부 교과 중간, 기말고사 폐지는 가능한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뿐 아니라 학기마다 보는 중간·기말고사까지 일제고사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사실상 고교 평준화가 무너지면서 이제는 초등학생까지 고교 입시 경쟁에 매몰되고 있다”며 “중간·기말고사 등 일제고사 폐지를 통해 학생의 시험 및 사교육 부담을 덜고 상대평가 요소를 제거해 교실 중심 수업과 자유학기제를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7-05-19 동아일보)    


 중학교 일제고사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으로 학부모 사이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실현될지 큰 관심사였다. 중학교 일제고사 폐지가 고교 평가 개혁에 비해 절차적 장애물이 적고 초중생의 학업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현장 적용을 논의할 방침이다. 


캠프 관계자는 “중학교 평가 개혁 공약은 바로 적용해도 무방한 사안”이라며 “최근 고입 제도 개혁과 고교 내신 평가, 수능 개편안 논의도 함께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약에 대한 공감대를 갖고 관련 훈령 수정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 방안은 현장 의견을 수렴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교과 중간, 기말고사 폐지에 공감하는가


 종합적인 이해나 실력이 없어도 어느 정도는 준비가 된다는 데서 보듯이 학교는 배움이 아니라 교사 처지에서 점수 올리는 법을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학교에서 배움은 남지 않고 점수만 남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단 한 번이라도 배움다운 배움을 얻으며 공부한 적이 있단 말인가? 단지 학생들은 점수 올리는 법을 강요당한다. 그래서 배움은 남지 않고 애매한 시험 문제들(교사 관점에서의 글 그리고 학생들을 헷갈리도록 하는 의도적인 말 바꿈)로 인해 그리고 정해진 시간 안에 답을 원하는 탓에 이러한 결과로 유형을 단기간에 익혀 기계적으로 시험 보게 된다.”


 교육부에서 훈령 개정을 통해 일제고사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제시를 하고, 각 시도교육청이 이에 공감한다면, 중학교의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대한민국에서 없어지게 된다. 내년 중1부터 적용되는 교육과정도 학생에 대한 태도 등의 과정을 중심으로 서술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제 2018년도 당장 내년에는 중학교 1학년 부터 대상이 될 예정이며 점차적으로 중학교 2년,3년 학생들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6.13 지방 선거 교육감 후보로 나선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교과 중간, 기말고사 폐지를 밝히지 못한다. 왜 그럴까?교육부의 훈령 개정을 기다리는 수준에 머물기 때문일까?


공정한 배움은 온 교과 수행평가 실시를 해야

 

** 여고 국어 교과 *** 선생님의 진로독서신문 제작이란 수행평가를 살펴보자. 학생들이 3월초부터 진로를 탐색하며 도서목록을 제시한 뒤, 공공도서관에서 대출해 읽고,  독후감을 써서 친구들과 토론하며, 비슷한 직업끼리 모둠을 재구성해 본다. 그리고 신문을 제작 전시하며 서로 관람하고 감상함으로써 새로운 직업과 책정보를 얻고, 평가지에 작성하고 평점을 매겨 국어수행 점수를 매긴다. 


 학급에 한 달 게시하고, 학교축제(8월23일)에 국어과 공간에 전시할 예정인 이런 통합적 활동을 하느라 수행평가 70%, 지필평가 30%로 하고, 중간고사를 없애 지필고사를 줄였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교장들이 염려가 많았단다. 그래서 교사가 교육과정 내용과 바뀐 책을 살피며 수시 대입과 엇물려 학생들이 활동중심수업으로  '아는 지식'에서 '하는 지식과 역량'으로 바꿔야 한다. '개념적 지식'을 외우는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절차적(도구적) 지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회에 나가 써먹을 수 있는 '국어능력(표현과 이해능력+철학)'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단다. 이처럼 책 내용과 평가 계획을 보고난 학교장이 이해하고, 학부모님들에게도 해명하시겠단다.


하지만 왜 굳이 결과 위주  지필평가 30%를 학기말에 해야 할까? 수행평가 70%를 온 수행평가 100%로 하고, 과정 평가로 수업이 곧 평가가 되는 방향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프로젝트형 수업+과정중심 쓰기와 토론수업+관찰평가로 학생들과 호흡하는 선생님에게 교과교실을 마련하여 지원해야 한다. 그러면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이 공정하며 결과가 정의로운 맞춤 배움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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