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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주도 정시 수능’을 없애자

김두루한(참배움연구소장)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을 어떻게 봐야 할까?


수능은 변별력을  내세워 상대평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수능이 완전한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정시모집에서 수능의 변별력이 약화되어 논술과 같은 대학별 고사의 강화는 필연이고 이에 고교 교육은 왜곡될 것이란 것이다. 한편 수능은 정시에서 학생 선발을 위한 변별력만이 아니라 수시모집의 최저학력기준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에 수능을 9등급의 상대평가와 더불어 3등급의 절대평가를 동시에 병기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즉, 3등급의 절대평가는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하고, 9등급의 상대평가는 정시에서 학생 변별 수단으로 활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수능 정시 모집의 경우에는 재수, 삼수생들과 검정고시생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의미로 수능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학교 다닐 때 학생부 교과(내신)가 좋지 않아서 입시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입시 결과를 가지지 못한 학생들 그리고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본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공정한 사회이며 이는 교육의 기회균등 정신에도 합치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2학년도 대입 개혁과 관련해 수시를 전면 폐지하고 정시에서만 선발을 제안한 글에서는 "정시에서만 입시를 치르게 되면 사교육비는 훨씬 줄어들 것이고 학생들의 입시 부담도 경감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교육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란 주장도 밝힌다.


대학입시제도 개혁은 수능을 폐지하고 고교졸업자격고사 체제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예비후보·장석웅 전남도교육감 예비후보·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예비후보는 21일 수능폐지와 대입자격고사 시행 등 7가지 교육공약을 발표했는데,  공동기자회견에서 "초·중·고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간 대학입시제도 개혁을 위해 수능을 폐지하고, 교육선진국에서 도입한 대입자격고사 체제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수능은 주입식 교육의 주요 원인이다. 국가고사인 수능은 표준화된 객관식 시험문제로서 학교에서는 이에 대비해 문제풀이형 주입식 교육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문제풀이형 주입식 교육은 민주시민을 양성하자는 교육과도 맞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수능은 사교육의 위력이 강하기 때문에 부유한 사회 계층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전형으로 알려져 있다. 가령 수능위주로 선발하는 정시에서는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 학생들이 일반고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로 합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시모집의 비율을 늘려서 수능을 강화하는 것은 부유한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여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다.        


국가교육회의가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일부 교육감 후보들이 밝힌 대로 '대입자격고사'가 아니라 고교졸업자격고사 등을 고교학점제와 연계하여 실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대입 전형의 파행은 수능을 교육방송 교재 70% 연계에 둔 것이 배움 적폐라 여길 정도로 해독이 매우 크다.


국가교육회의는 수시 학종과 수능정시 비율을 정하긴 어렵다는 말을 하는 곳일까? 오히려 국가가 관여하지 않겠다는 말을 해야 할 것이다. 정시 수능을 하자는 위의 김 교수 같은 의견을 펴는 분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돕는 활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학생부 교과를 수행과정 평가로 해서 학생 저마다의 배움을 돕는 시험 혁명을 밝혀야 할 때이다. 학생들의 고통을 덜어 내지 못하는 것은 제도 개선에 머무르며 사교육비를 비롯한 각종 적폐를 두고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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