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과 잔소리, 그리고 인정받고 싶었던 나의 기질
살다 보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낍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조언이 아니라 ‘잔소리’로 들리기도 하지요. 저 역시 가족과 직장 동료들에게 잔소리를 자주 하곤 했습니다. 그 속에는 단순한 충고 이상의 무언가가 숨어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왜 그렇게 잔소리를 했는지, 그 내면의 이유를 솔직히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나는 집에서나 밖에서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해서 그냥 넘기질 못했다. 회사에서도 후배들이 일을 잘 못하거나 실수를 하면 꼭 한소리를 했다. 그리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전혀 관심이 없거나 별 상관없는 사람들은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그냥 무시한다. 굳이 내가 이야기해줄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야기 안해주면 본인만 손해이니 내가 애정도 없는데 굳이 좋은 이야기를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밖에서는 좋은 사람들 내가 애정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잔소리를 했던 것 같다.
집에서는 당연히 아이들에게도 잔소리를 했다. 내가 잔소리가 너무 심하거나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낄 정도로 자주 그리고 심하게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런 피드백은 살면서 받아 본적 없었던 것 같지만 이 또한 나만의 착각일 수 있다. 하지만
“왜 나는 사람들에게 잔소리를 할까?”
“당연히 좋은 이야기이고 도움을 주고 싶어서 하는 것은 맞지만 그 외 나의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면 내가 잔소리를 하는 이유가
“내가 옳다.”
“내가 생각 하는게 맞다.”
“내 기준이 맞다”는 가정이 들어 있는 것 같다.
내가 맞고 남은 틀리다 라는 가정이 잠재되어 있다 보니 내가 생각하는 것, 나의 기준으로 타인을 보게 되고 그 기준과 생각이 다르면 내 기준과 생각으로 따르게 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내 생각과 기준에 따르도록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잔소리는 정말 타인에게 도움이 될까?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것 같다. 잔소리와 조언의 차이는 잔소리는 상대방이 원하지 않음에도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조언은 상대가 원할 때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라 했다. 나 또한 지난 시절을 보면 내가 조언이 필요할 때 정작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드물었다. 그리고 내가 조언이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조언을 들으려 하고 경청하고 실천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내가 조언을 받으려 하는 상태나 자세가 안되어 있을 때 누군가가 조언을 해주면 그것은 잔소리로 들렸고 기억에 남지도 않고 도움도 안되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그렇게 경험했음에도 나는 왜 사람들이 조언을 구하지 않았음에도 조언이라고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인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은 분명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도움을 주고 싶은 게 전부가 아니라 그 속에 나의 생각 그리고 기준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가 있다. 거기에다 ‘나는 이렇게 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실천한다’라는 자기 우월감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잔소리를 통해 도움을 주고 싶지만 내 생각과 기준이 맞고 나는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다 라는 우월감까지 녹아 있는 것이다. 마치 잔소리를 통해 내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우쭐해 보이고 싶은 게 있는 것이다.
내가 잔소리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내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나의 기질이 있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과 인정이 중요한 나에게 잔소리를 통해 그 기질을 만족시키려 하는 것이다. 물론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 타인의 시선과 인정에 영향을 당연히 받으면서 생활한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사회적 생활을 하는 인간으로서는 당연히 느끼게 되고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을 잊으면 안되겠다. 내가 잔소리를 통해 내 생각과 기준이 얼마나 대단한 지 마치 내가 대단한 사람인양 자랑하려 하는 마음은 정작 그 속에 내가 없고 타인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의 생각과 기준이 대단하다면 내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고 실천해 나가면 되는데 굳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함이 우선시되다 보니 타인이 인정을 해주어야 비로서 내 생각과 기준이 맞다고 확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인정이 우선이 아니라 타인의 인정이 우선시되고 타인의 인정이 되어야 스스로가 인정하게 되는 앞뒤가 뒤 바뀐 꼴이 된다. 생각과 기준을 스스로가 인정하고 옳다고 한다면 굳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생각과 기준으로 실천하게 되면 타인의 인정은 뒤에 따라오게 되는 것이고 타인이 내 생각과 기준이 궁금하면 그때 이야기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서 잔소리가 조언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내가 단순히 ‘잔소리를 한다’라는 단순한 행동이지만 그 속에 나의 기질이 녹아 있는 것이고 잔소리를 하는 내면의 진짜 이유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타인의 인정과 시선이 내 자신의 인정보다 먼저였을까? 자신의 기질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다.
부모님들도 그 윗세대를 통해 받은 부분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 타인의 인정과 시선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본성에 가까운 기질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우선순위가 있어야 하며 타인의 인정과 시선이 우선되다 보면 항상 자신이 부족해 보이고 미흡해 보인다. 자존감이 높을 수 없고 절망감에 자주 사로 잡힌다. 그도 그럴 것이 항상 주변은 나보다 뛰어난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목표가 내가 누구 보다는 잘되게 아니면 누구보다는 앞서게 하는 것이라면 이는 반드시 한번은 좌절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항상 나보다 앞서 있는 그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것에 자극을 받아 자신을 채찍질하고 실천해 나가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그 끝은 왠지 모를 공허함과 채워지지 않는 무엇인가가 내 안에 아직 있다고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타인의 인정과 시선에서부터 자유로워질까? 사실 그럴 수는 없다. 그건 현대 사회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자칫 자신이 보편 타당한 상식에서 어긋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우선순위는 바꿀 수 가 있다. 타인의 인정과 시선이 첫째 고려 대상이 이었다면 그것을 후순위로 하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첫째 고려 대상으로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매 순간순간 타인의 인정과 시선에 신경쓰기 보다는 나 자신에게 좀더 집중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저는 이제야 깨닫습니다. 잔소리의 이면에는 ‘내가 옳다’는 기준과,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제 기질이 숨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타인의 인정이 아닌, 스스로의 인정을 먼저 세우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잔소리가 아니라, 누군가 원할 때 전하는 진심 어린 조언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