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의 순간, 모든 질문이 시작됐다
나는 평범한 집에서 자라, 별다른 굴곡 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깊이 던져본 적이 없었다. 그럴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불확실함이 싫었다. 미래를 명확히 하고, 목표를 세워,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뒤 성취하는 것. 그것이 내가 옳다고 믿는 삶의 방식이었다. 치열하게, 앞만 보고 달렸다. 취업 후 결혼, 그리고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주말 부부 생활 속에서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유학 준비에 몰두했다. GMAT과 토플 점수를 만들며, 성실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첫째가 틱 같은 행동을 해.”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전문가 진단에서 아이에게 강박과 틱 증상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순간, 처음으로 ‘왜?’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왜 그렇지? 어린이집 때문일까? 친구들 영향일까?”
나는 끝까지 원인을 외부에서 찾았다. 아버지로서 경제적으로 충분히 지원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확신했기에, 그 이유가 나에게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는 점차 나아졌지만, 강박의 흔적은 여전했다. 그리고 그 즈음,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준비했던 유학을 접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