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의 시간 (1)

아이와의 대화 속에서 발견한 삶의 순리

by 두루박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나의 불안과 기준을 강요하고 있는 걸까?”
부모로서 아이와의 대화 속에서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순간은 종종 나의 어린 시절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인간은 자연의 순리인 생존을 위해 육체, 정서, 물질의 균형을 잡고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나는 종종 의문이 들곤 했다. "이 균형을 과연 매순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불균형과 삐뚤어진 삶에 대해 자연이 굳이 경고나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될 것 아닌가. 그러나 실제로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은, 항상 균형을 유지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균형을 바로잡는 기회는 개인의 환경, 시기, 나이에 따라 다르게 찾아온다.

예를 들어, 나이에 따라 육체, 정서, 물질 중 한 부분을 더 발전시키는 시기가 있다. 또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면을 깨닫고 그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이 생기기도 한다.

첫째 아이와 대화하던 중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삶은 네 것만이 아니고, 나와 부모, 그리고 다음 세대까지 다 연결되어 있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야.”

그러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철학적인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었어. 학교 선생님들도 자주 그런 얘기를 해.”

그 순간 나는 아이가 내 이야기를 잔소리처럼 듣는구나 싶어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맞아, 나도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그런 얘기를 들으면, 논리적 모순을 찾으려고만 했었지.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으니까.’

결국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저 잔소리일 뿐이다. 나와 첫째 아이가 보여준 반응은 다르지 않았다.



아이와의 대화는 때때로 벽처럼 느껴지지만, 그 벽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면 나의 과거와 지금, 그리고 아이의 현재가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균형은 당장 잡히지 않더라도, 대화와 깨달음은 씨앗처럼 남아 언젠가 자라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