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겠다.
두 달이 되고 인바디를 통해 현재 상태를 점검해 보기로 했다. 상태라 함은 몸과 마음 그 둘 중 중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어떤 일을 할 때 힘들어도 보람이 있는 일들이 있다. 최근에 미용을 배워서 우리 집 남자들 머리를 잘라줬는데 미용실 원장님과 차이나는 속도와 솜씨 때문에 잔소리를 들어도 완성된 머리를 보면 나는 항상 흡족하다. 24시간 36시간 장기단식을 하는 수준에 이른 사람들에서 20시간 이하의 시간제한 섭취가 역으로 쉽게 생각되겠지만 일 평생 아침, 간식(커피 혹은 차+빵), 점심, 저녁이라는 틀에 익숙해진 나에겐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게 어렵기도 했다. 45년 동안 만들어진 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쉬운 일은 결코 아니지만 그만큼의 변화되고,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을 관찰하는 재미가 생긴다.
8주 만에 단식시간을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에 아침식사를 포함한 18시간을 단식을 해왔는데, 체중감량이 정체 인걸로 보아 기초대사량이 몸에 이미 익숙해진 것 같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활동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단식 시간을 변경해 보는 것이다. 인간의 24시간 생체리듬을 활용했을 때 저녁을 단식하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 보였다. 저녁에는 영어수업이 있기에 단식은 상상도 못 해본일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10시 30분이라 7시경에 먹은 음식이 소화하는데 부담이 된다고 느끼고 있고. 이튿날 속이 더부룩한 경우도 있기에 내 생활루틴에 맞는 최선을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 다르기에 누가 하라는 대로만 할 수는 없다. 2달 정도 단식하면서 나의 장은 입으로 들어오는 음식에 대해 민감도가 커진 것 같다. 내가 그리 좋아하는 소금빵을 하나 맛있게 먹었는데, 배탈이 났고, 얼굴이 막 간지럽고 좁쌀 같은 뾰루지가 올라왔다.
인바디결과 5킬로 감량. 현재 늘 완벽한 식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중한 한 두 끼를 외식이 아니라 자연식 밥상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게 좋다. 외식을 좋아하는 프로 외식러들이 갑자기 외식을 끊고 요리를 한다면,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소중한 한 끼를 어떻게 먹을 것인가를 꽤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는 음식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는 것 같다. 먹는 것에 연연하던 습관도 많이 고쳐진 것 같다. 발 뒷꿈치에 각질과 갈라짐이 심하고 못생기고 지저분해 보였던 발이 깨끗하게 탈바꿈한 걸 보니 내가 하고 있는 이 방법에 확신이 생긴다. 결코 쉬운 길은 없다. 그래도 이 방향이 맞다고 느끼면 나아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