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달래 보자. 이 또한 지나가리
오전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하다 요가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요가원에 등록하고, 타이트한 요가복을 샀다. 그러고는 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 그동안 시간이 나면 요가원에 가는 것만으로 만족했다면 그 행위를 보다 목표지향적으로 더욱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려고 마음먹으니 수련을 하는 태도가 변화되었다.
수련의 시작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합장한 손으로 서로에게 나마쓰떼 하고 인사를 한다. 내가 다니는 수련원은 요일마다 시간마다 다른 주제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나는 빈야사 요가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각각의 아사나(자세)를 할 때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동작을 반복하며 수련에 집중한다. 이 시간은 내 신체와 흩어진 정신을 모으고 자연의 에너지로부터 몸에 활력을 채우는 시간이라 믿으니 더욱 집중이 잘 된다. 그렇다고 모든 동작을 멋지게 자연스럽게 해낸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부들부들 떨려오는 팔과, 다리, 거친 호흡은 늘 내게 액세서리와 같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요가원에서 집중하려 애쓴다. 이로서 더 의미 있는 단식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비움과 채움은 인간의 활동에서 반복적으로, 매우 정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왜 그동안 몰랐을까. 몸에 좋은 것이든 그렇지 않던 마구잡이로 채우는 삶에 익숙해져 버린 몸뚱이가 돼버려 병을 얻었다 생각이 든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도 단식과 수련을 생활화했다고 한다. 현대 의학의 창시자인 히포크라테스는 우리 몸 안의 자연치유력이 곧 의사와 같고, 단식을 통해 소화기간에 휴식을 주면 점차 병이 낫는다고 했다. 아유르베다는 인도의 전통의학인데 단식이 심신에 쌓인 독소를 씻어내고, 몸의 정화력을 높인다고 전해진다. 나를 괴롭히던 두통과 어지러움이 사라지니 지난 한 달이 뇌도 몸도 편해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때문에 감사일기도 매일 쓰게 되었다.
자연해독 6주 후 인바디 결과는 각 항목별로 다 좋아졌다. 17,18시간(수면 시간 포함) 동안 금식은 정확히 지키려 한다. 체지방이 3프로 넘게 빠졌다. 하지만 아직 내겐 많은 체지방이 있다. 여전히 둥실한 몸을 거울에 비춰봐야 하지만 아직 여행의 시작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즐거운 여행을 경험하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단식하는 동안 허기짐이 밀려오는 시간을 포함해 집중할 수 있는 활동(강제가 아니라 재밌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을 찾는 것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