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아 Feb 08. 2024

방문노동자로 버텨내기 편

명절 보너스가 뭔가요?

 방문학습교사로 하루하루를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 이번달 텅 비어질 잔액과 비어진 마음뿐이라 명절이 코앞이라도  명절보너스도 없는 이들은 즐거울 리 만무하다. 명절에 용돈 받던 때가 그립기만 하구나. 나 같은 처지의 교사들은  개인사업자로 연말정산을 하니 나는 사업자구나 생각이 들다가, 매주 출근을 하니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인가. 하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한  현재까지 약 10년 동안 교사가 가져가는 수입체계가  동일한 걸 생각할 때 물가인상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학부모들이 내는 교육비도 인상되었지만 폭이 크지 않다. 그렇다고 학부모가 내는 교육비가 결코 적다는 뜻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그때나 지금이나 가져가는 급여는 비슷하다.  일에 대한 수입의 개선 없는 이 이상한 시스템의 시공간에  나도 한 마리의 일개미와 같이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에  내 신세가 무참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회사는 이런 상황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나가는 교사들에 대한 구제책은 뒷전이다.  교사가 교체되거나, 빈자리가 생길 경우 결국 아이들의 부모들의 불만은 폭주한다. 교육회사들은  상생은커녕 학생들 뺏어오기에 혈안이 돼있다. 말 그대로  이해집단의 광기로 가득 차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인과 개인 간에  잡단과 집단으로. 작은 회사는 큰 회사에게 잡아먹히고 하위복종해서 눈치 보는 관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회사의 관리자들은  오늘도 학생들이  이 아름다운 봄에 얼마나  이탈하고 있는지를 수치화하며 이를 쟁점화해 교육한다. 수업 이탈학생이 많이 나오는 달은 죄인 모드로 한 달을 사는 것 같다.  교사들은 빠듯한 수업 시간표로, 조금이라도 상담을 더 해주다 보면 그 이후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화장실 갈 시간마저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정해진 방문시간 내에 수업의 질도 높이고, 학부모가 원하는 상담도 충분히 하길 원하는 최고의 시스템에서 결국 교사의 기본적인 권리는 쉽게 침해받고, 자주 더 많은 것을 내어주기를 강요받는 것 같다.  명절이 내일로 다가왔지만, 공휴일에 물론 쉬지만, 월 4회 수업 준수로 인해 빠지는 수업은 모두 보강해야 한다. 내일  못 할 수업을 앞으로 당겨 수업일정을 만들고 보니, 보편적인 공휴일의 기쁨도 느끼지 못하는 처지에 선 내가 연약하게 보인다.


 인간은 누구나 겉으로 선과 도덕을 말하고, 상황이 바뀌면 온갖 이유를 갖다 대 합리적인 명분과 이유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나는 교사로서의 존경을 받고, 의무를 다하고 있으면서, 그에 걸맞은 대우를 원한다. 멋진 교사가 되겠다고, 그 어떤 멋진 말을 만들어내지만  결국 그에 걸맞은 대우나 보상이 없다면 그 모든 실리와 타당성들이 포말처럼 부서지고  허언이 되고 말 것임을 확실히 안다.

이전 07화 인생은 기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