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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꿈 Mar 27. 2020

유아교육과 학교교육

 '유아교육과 학교교육'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아교육법에는 유치원 또한 '학교'로 명시되어있다. 그 말인즉슨, 유아교육과 초중고 교육을 통틀어 '학교교육'이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위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대상 연령이 다를 뿐, 엄연히 교육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은 같다. 유치원 교육과정과 학교교육과정의 체계를 같이하기 위해, 그 흐름과 맥락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계실 것이다.


 중요한 건 교사인 우리들의 인식이다. 우리들은 알게 모르게 유아교육과 학교교육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어느 순간 나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학교를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그 사이가 어쩐지 분절된 것처럼 느껴졌고, 이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교육의 기본 바탕은 계속성과 계열성, 통합성에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있어 갑작스러운 변화는 곧 적응의 고비이다. 그 고비를 넘기고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어야 교육의 효과도 높아진다. 즉, 유아기에서 초등생으로 넘어갈 때, 그 변화의 정도를 조금 더 자연스럽고 완만하게 해 줄 수만 있다면? 그래서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환경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몇 년 전 교과서가 국어, 수학과목과 더불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통합교과로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참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초등교육과정에 놀이중심교육과정이 도입되기도 하였다. 이 모든 과정으로 교육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아직 많은 사람들의 오해가 있다.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놀기만 한다고 하면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여기에 대한 해명을 하자면 유아교육에도 교과가 존재한다. 다만, 학교처럼 분절된 형태가 아닌 놀이와 일상생활을 통한 통합적인 접근법으로 교육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 몇 가지 사례를 들자면 예비 유아교사들은 대학과 같은 양성기관에서 유아언어교육, 유아음악교육, 유아과학교육, 유아수학교육 등의 분절된 교과목으로 배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놀이 속에 녹여내느냐, 어떠한 놀이 형태로 유아들에게 다가갈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뿐이다. 또 유치원 교육과정인 누리과정은 신체운동 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의 5개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학교 교과목인 체육, 국어, 도덕, 음악, 미술, 수학, 과학 등과 연결된다. 특히 유아기에는 학교 수업처럼 나란히 책걸상을 놓고 앉아서 판서를 하며 개념을 알려주는 것이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 물론 글자나 숫자 쓰기와 같이 단순한 지식 습득에는 조금 더 효율적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은 공부에서 손을 뗄 수 있게 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될 것이다. 재미가 없으니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유아교사들은 숫자와 글자, 과학적 개념과 같은 것이 우리네 삶에 왜 필요한 것인지 유아들 스스로 깨닫도록 하고, 그것을 알아간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쉽게 말해 '놀이를 통한 배움'이라는 말은 '재밌게 배운다.'는 뜻이다. 유아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대그룹활동(주로 이야기 나누기)은 초중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수업시간과 같은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우선 그 전개과정부터가 주의집중-도입-전개-정리(마무리)로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다만 유아교육기관에서는 아이들이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 뿐이다. 유아들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도 특정한 교육목표가 있고, 그에 따른 주제가 있다.


 예전부터 '유아학교'라는 말이 있었던 것을 안다. 이제는 유아기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고, 미래에는 유아교육 또한 공교육, 의무교육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아직도 유아교육기관을 교육기관이라기보다 키즈카페 정도(?) 잠깐 아이들을 맡기는 곳쯤으로 여기는 시각이 있다.  중요한 것은 유아교육기관이 교육기관으로서의  몫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엔 아직까지 개선해야 나가야  부분들이 많은  같다.


 어느 누구의 아이가 아닌, 우리 어른들 모두의 아이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되새겨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현재인 그들의 어린 시절도 소중히 여겨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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