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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꿈 Sep 18. 2018

문득 모든 것이 미워질 때

조금은 솔직해도 괜찮아

 가끔은 어린아이 투정부리는 것처럼 세상이 마구 미워질 때가 있다. 도대체 내 맘대로 되는 건 없고, 도움도 안 되는 것 같고, 어쩌라는 건지 원망스러운 때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상황이 이런 걸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며 탓하기도 많이 했었다. 한 가지 과제를 해내야 할 때, 같은 팀원이 원하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답답한 마음에 내 몹쓸 운만 탓하곤 했다. 모든 것은 시간이 약이라고 한다. 정말로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면 그게 왜 약인지를 알게 된다. 나를 아프게 했던 사람도, 나를 힘겹게 했던 상황들도 시간이 지난 후에 되돌아보면 그 만큼 지금의 나를 키워낸 계기가 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시간이 흘렀다. 나의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위해주고 있었고, 그만큼 나에겐 그들이 더욱 소중하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 이지, 그들이 어쩠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과 그 안의 모든 세월은 나를 가르치고 키웠다. 그러면서 나는 근원적으로 지켜야할 것들을 때마다 되새기곤 한다. 내가 얼마나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인지 다시금 깨닫곤 한다. 나는 철학자도, 종교인도 아니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진중한 마음으로 나의 생을 대하고 싶다.
-2014.07.

 여러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모든 사람들이 나와 꼭 맞고, 잘 어울릴 수는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내 주변만 보아도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야한다는 생각에 쉽게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지 못하고, 참아내는 경우도 여러 번 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겪는‘착한아이증후군’을 어른들이 되어서도 겪고 있는 것 같았다. ‘착한아이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먼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

규칙을 지키기 위해 과도하게 노력한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나 또한 조금 부당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사람들과의 갈등을 피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태도는 전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한 번 부탁을 하기 시작하면 그 이후로는 너무도 당연하게 부탁을 한다. 때로는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하고, 부정적인 감정도 올바르게 표현할 줄 알아야했다. 굳이 모든 사람과 잘 지내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다보면 즐거울 수도 있지만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한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에 따라서 좋은 관계가 유지될 수도 있고, 그것으로 끝이 나 버릴 수도 있다. 여러 사람을 대하고, 이 사람을 이렇게 대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또 다시 새로운 인연을 대하게 된다. 이번에는 그러지 말고 잘 해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사람과의 갈등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깨달음을 주는 선생님 역할을 했다는 걸 알게 된다. 신기하게도, 나를 잘 알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늘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그 사실에 더욱 감사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 더욱 잘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고, 존경하고 있는 법정 스님께서는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라고 하셨다. 요즘 내가 읽고 있는 김옥림《법정 마음의 온도》라는 책에서는 노자의 말을 덧붙여 이야기해주고 있다.


“단단한 돌이나 쇠는 높은 데서 떨어지면 깨지기 쉽다. 그러나 물은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깨지는 법이 없다. 물은 모든 것에 대해 부드럽고 연한 까닭이다.”


 물의 부드러운 성질이 모난 것에서도 다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품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 한다. 담기는 그릇마다 모양을 달리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줏대가 없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따라 그에 맞게 대할 줄 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번 화가 나면 주체할 수 없는 무서운 존재가 물이다. 그것은 곧 만만히 볼 수 있는 존재도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과 함께 원만하게 지내면서도 자신의 고유 성질은 지킬 수 있는 물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착한아이증후군’처럼 스스로를 힘겹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물처럼 부드럽게, 나의 일은 강단 있게 해내는 현명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 감정 그대로 솔직해져도 괜찮다.
짜증, , 실망…….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고 참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배려한답시고  좋게 넘기는 것도 건강한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이다. 나도 여러 가지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나는 온전히 ‘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 부정적인 감정이 골고루 필요하고     적절히 표현할  있어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겁먹지 않아도 된다. 그것 나를 표현하는 일인 것이지 무조건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은 솔직해져도 괜찮다.
-2017.09.    

 나에게 있어서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누구든 필요치 않은 사람은 없다.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면서도 배우고, 깨닫는 점이 참 많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도 잘난 체를 하는 사람이 있고, 겸손한 사람이 있다. 나보다 못난 사람을 만나도 열심히 배우려는 사람과 게으른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지 매일같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여러 가지 일들을 겪어나가면서 배우게 되는 점들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인간관계 속에서 삶을 배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삶은 곧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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