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꿈 Jun 04. 2019

한계

 내가 처한 교육현장에서 교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벽을 맞닥뜨리게 될 때마다 벽을 부숴보려고 시도하거나 혹은 넘어보려고 도전해보지도 못했다. 직업이라는 것은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안정적’인 것만을 추구하게 되는 울타리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아이들의 시간에 교사로서 함께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에는 큰 틀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그 안에서라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 판단했다. 모든 사람은 완전할 수 없다고 한다. 그 대신 온전할 수는 있다고 했다. 그 말이 어쩐지 위로가 되었고,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지금처럼 꾸준히 더 잘해보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을 위해서 조금 더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아이들을 위해서 조금 더 똑똑하고 현명한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한 선생님과 ‘함께’ 성장해나가느라 늘 마음 한 켠에는 미안함이 자리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런 나의 마음이 아이들의 가슴속 어딘가에는 어렴풋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그것이 기틀이 되어 앞으로의 삶도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나아가리라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리고 새롭게 무언가를 깨닫게 되었을 때 뇌파가 가장 크게 움직인다고 하였는데 내가 만나는 유아기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주변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우리 아이들. 학교에 가서도 이런 모습이 꾸준하면 좋으련만 그것 또한 참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다. 어찌하였든 나는 나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배움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면서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정석’이라는 민낯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