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배게 베고 누울까?

by 유화진

요즘 내 아이는 나와 함께 같이 베개를 배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 혼자 편하게 자고 싶은 날은 네 베개를 누워보라고 권하지만 아이의 배게는 이불 위 장식용 되어버렸다.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지만 자기 자리에서 꼭 자던 아이가 독감 이후 껌딱지처럼 옆에 와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독감이 걸렸을 때 아이가 오한을 느껴서 폭 안아줘서 재워줬을 때부터였던 거 같다. 그때부터 아이가 '엄마품의 맛'을 알아버렸다.


그 이후로


"엄마 안아줘"

"우리 같은 배게 배자."


하며 작은 얼굴로 환한 미소를 띠며 나에게 온다. 그렇게 다가 오더라도 어떤 날에 너무 피곤한 날이면 편하게 자고 싶은 마음도 생겨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사랑스럽지만 짜증 나는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경험은 육아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같다. 내가 혼자 살았다면, 아이가 없이 살았다면 느껴볼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들. 뭐, 연애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남편을 사랑하는 느낌과 아이를 사랑하는 느낌의 결은 무척 다르다.



처음엔 같이 배는 걸 좋아하는지 몰랐을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베개를 주고 내가 다른 것을 사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엄마랑 함께 같이'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나도 그 시절, 엄마랑 가까이 있고 싶었다.


"동생은 다른 사람들한테 가서 잘 안기기도 했는데, 너는 그러지를 않았어.'


원망스러운 목소리와 말투.


"그래서 싫었어? 힘들었어?"

"아주 네가 사람을 녹였어."


' 녹였다. = 힘들었다. ' 녹아내릴 정도로 힘들었다.라는 표현일 텐데...

나한테는 그 말이 잔인하게 들렸다. 그 뒤에 그래도 사랑스러웠어. 그래도 네가 너무 좋았어.라는 말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나의 부모의 세대는 그렇게 따뜻한 말이 익숙한 세대가 아니다.


그런 내 과거의 모습과 지금의 아이의 모습이 겹친다.


'내 아이는 나와하는 지금 이 순간이 안정감 들고 편안한 순간이구나.

이럴 때 나도, 그러고 싶었는데.'


이런 순간들도 이중적인 마음이 생긴다. 나의 아이가 사랑스럽지만, 내가 어릴 때의 나와 내 아이를 비교하면 어린시절의 내가 너무 가엽다. 때로는 마음에 질투심이 일기도 할 때도 있다. 나는 이런 감정을 직면할 때마다 두려워진다. 아이를 질투의 대상으로 여길까봐. 내가 그래서 아이를 괴롭히게 될 까봐.




신이 계시다면,

저의 이런 마음들을 감싸 안아주시고,

제가 더욱 저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게 해주세요.

내가 나의 어미와는 다른 엄마가 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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