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더 사랑해.

by 유화진

'엄마 내가 진짜 많이 사랑해. 엄마보다 내가 엄청 더 많이 사랑해.'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내가 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도 깨닫는다.

아이를 낳은 뒤, 이상하게도 삶의 의미가 사라졌다.


진짜. 이상했다.

아이를 위해서 더 살아보려고 해야 하는데, 나는 스스로에게 독하지 못해서 살았다.

당장 죽어도 아쉽거나 슬픈 마음도 없었다.


이런 마음이 두려워서 병원을 찾아갔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 내가 느낀 그 마음을 그대로 전했다.

우울증의 점수는 경미했지만, 우울증 기간이 장기간이라 약을 복용해야겠다는 진단이었다.

그 결과 조울증 약을 처방받았다.

그 약을 약국에서 받고 나오는 그 순간.

슬픔이 복받쳐 올라왔다.


' 내가 왜 이지경가지 오게 됐지? '


나를 방치했기 때문이었다.

남편을 만나기 전부터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중이었다.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지만,

왜 살아가야 하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 아, 이래서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 중에서 자살하는 분들이 있는 거구나.'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내 깊은 안에서는 살고 싶은 욕망이 더 컸던 거 같다. 나는 생각만 할 뿐, 어떠한 시도를 해본 적은 없다. 다만, 자연스럽게, 불의의 사고로 죽음의 문턱에 간다면 미련 없이 갈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나가면 이런 충동도 괜찮아지겠지 싶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산후 우울증이 오면서 폭발해 버렸다.

약을 복용하는 순간도 참 슬프고 두려웠다. 내가 평생 이 약을 계속 복용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건 아닌지.라는 두려움. 그래도 약을 꾸준하게 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였다. 약을 먹고 나면 감정이 평온해졌다. 내가 자주 화가 났던 일들에서도 여유롭게 대화를 하면서 그 상황들을 지나갈 수 있었다. 약의 기운이지만 부정적인 감정들이 조절되는 것을 느껴지니 내 감정이 괜찮아질 때까지는 꾸준하게 약을 먹어야 했다. 약에만 의존하기가 싫어서 오전 10-11시 사이에는 햇빛을 쬐려고 했고, 일주일에 2-3일 정도 1시간 이상씩 운동도 했다.



아이를 위해서 건강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아이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내 아이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 후로 7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더 이상 약을 먹지 않는다.

약을 먹지 않아도 충분히 감정 조절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불면증도 좋아졌다.

하지만 틈틈이 심리 상담은 받는다.


그래서 나와 같은 분들에게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내 딸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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