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고, 잠시 존재하고, 사라진다. 그것이 전부다.
<10일차>
또또또또 5시 50분에 알람듣고 깼는데, 10분만 더자야지 하다가 6시 20분에 기상했다. 어차피 이럴거 그냥 속편하게 6시 20분으로 기상시간을 정할까 생각도 했다.
근데 내가 처음부터 잘 하는 것에는 소질이 없지만, 끈기있게 시도해보는건 잘 한다. 그래서 내일도 6시 기상에 도전한다.
수면시간을 6시간 정도는 확보하기 위해 12시 즈음에는 자려고 하는데, 수년간 1시에서 2시 사이에 자던 사람이라서 밤이 너무 짧아진 느낌이 든다. 집에와서 어어...? 하다보면 자야된다. 밤 대신 아침에 그 시간들을 만들어야 하는데 10일차인 오늘까지는 딱히 그러지 못했다.
<11일차>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5시 50분 알람을 듣고 깨서 밍기적 거리다가 6시 알람을 듣고 일어났다. 20~30분 일찍 일어난 건데 아침시간이라서 그런지 시간이 많게 느껴졌다. 그래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봐뒀던 옷을 샀다. 이 시간에 쇼핑을 해본 것은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처음이다. 오늘 오후가 되니까 내가 이걸 어제 샀었나 오늘 샀었나 헷갈렸다.
내일은 토요일, 주말이다. 주말엔 7시에 일어나기로 마음먹었는데, 오늘 6시 기상을 성공하고 나니 그냥 6시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그러지 말아야겠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고, 나는 맥주를 방금전 부터 마시고 있으며, 이 글은 맥주를 마시며 쓰고 있기 때문이다.
***
저녁 때 아는 분의 장인이 돌아가셔서 상갓집에 다녀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인이 한달 전 숨쉬기가 불편해서 병원에 갔더니 폐에 암이 9.7센치가 넘는 크기로 생겨서 입원하라고 했단다. 암덩어리가 기도를 누른다고. 그리고 한달만에 돌아가셨단다. 한달 전만해도 증상 없이 건강하게 지내셨다는데.
오늘로부터 한달 뒤에도 죽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은 지금은 자신이 그 때 죽을지 모를테고. 거참 사람 일이 한달 뒤 여름휴가 일정은 알아도 죽는건 모른다는게 아이러니하다. 태어나고, 잠시 존재하고, 사라지는게 삶의 전부인데, 태어나는 것과 사라지는 것은 스스로 정하지 못하고 알 수도 없다. 그리고 찾아오는 영원한 망각. 무엇을 이뤘든 누구와 함께 했든 기억의 조각들은 남김없이 사라져버린다. 여기서 슬픔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
바로 지금 여기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 것인가. 결국은 이게 핵심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