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포르투] 4일차 - 천천히 음미하며

치열한건 현실에서만으로 충분하다

by 지미장

숙소 근처 베이커리 카페에 3일째 아침을 먹으러 갔더니 이젠 직원들이 어? 너 또 왔구나? 라는 표정이다. 여기는 동네 사람들 대상으로 장사하는 빵집인데 직원과 손님들이 대화하고, 손님들끼리도 인사하는걸 보면 단골이 많은듯 하다. 이런 곳에 내가 가서 앉아 있으니 우리나라로 치면 아침식사하는 백반집에 유럽사람이 와서 매일 아침먹고 있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포르투는 날씨가 9도에서 20도 사이를 오가고 있다. 추위를 많이타는 나에게는 아침저녁으로 춥다. 사파리 재킷을 챙겨온 나를 아주 칭찬한다. 반팔 위주로 짐 챙기다가 날씨 검색해보고 부랴부랴 긴팔을 몇개 넣었는데, 몇개 없는 긴팔만 입고 있다.


지난 토요일에 했던 워킹투어와 또 다른 워킹투어을 했다. 이 투어도 훌륭했다. 누구든 포르투에 오면 워킹투어 한번쯤은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도시가 마음에 폭 안기는 느낌이다. 워킹투어는 체력이 많이 필요해서 나중에 나이 더 먹으면 못할 것 같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젊어서 노는게 훨씬 재미있다.


3달 전쯤 숙소 예약할 때 숙소도 몇개 없고, 남은 곳들은 비싸서 포르투 물가가 들었던 것만큼 싸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네이션스리그 때문이었다. 며칠 지내보니 실제 물가는 싸다. 꽤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에 맥주 한잔 마셔도 2만 5천원 수준이고, 마트형 슈퍼에서는 500미리 생수가 250원 정도다.


나에게는 역시 한 도시에 오래 머물며 천천히 음미하는 휴가가 어울린다. 바쁘고 치열한건 현실과 일상에서 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극기훈련 하러 온 것이 아니다.

아직 이곳에서 즐길 것들이 남았고, 어떤 것들은 남은 날들 동안 경험하지 못할 것 같아서 벌써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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