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바다와 새로운 도전

by 영국피시앤칩스

수영을 못했던 나에게 바다는 아름답긴 하지만 들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대학교 시절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 가서도 밀려오는 파도에 언제 키가 닿지 않는 곳으로 휩쓸릴까 걱정되어 항상 보수적으로 허리까리 오는 곳에서만 물놀이를 하곤 했다.


깊은 바다에서만 보이는 어두운 코발트빛은 마치 다가가서는 안 되는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 같은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이는 모두 나의 두려움이 만든 선입견이었다.


구명조끼 입는 스노클링만 하려다 태국 피피섬에서 만난 한국 사장님의 맛난 거 한번 잡셔봐라는 듯한 스쿠버다이빙 호객행위로 뜻하지 않던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뒤에 나의 세상은 달라졌다.

물론 자격증 취득과정에서 많은 고생을 하긴 했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었다.


바닷속에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세상이 있었다. 마치 감춰져 있던 세렝게티 초원을 집 마당에서 발견한 느낌이었다. 셀 수도 없는 개성 넘치는 수십 종의 물고기, 알록달록한 산호초와 말미잘, 신기하게 생긴 조개, 산호틈에서 더듬이를 내놓고 열심히 경계하는 랍스터를 닮은 갑각류들, 마치 바닷속 아틀란티스 세상 같았다.


특히, 폭 6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개복치와 오셔닉 만타는 그 큰 눈으로 자기 주변을 돌아다니는 인간들을 바라보며 서로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개복치의 마치 신이 만들다 만 듯한 모습과 그 멍청 미 넘치는 뚱한 표정은 매력이 가득했다. 오셔닉 만타는 거대한 지느러미를 펼치며 물속을 말 그대로 활공하며 다녔고 오히려 만타를 만난 사람보다 만타가 사람을 더 신기해하며 사람 주변을 선회하며 구경하는 모습은 사람이 자연 속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껴지게 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자기 지느러미에 사람이 맞아 다칠까 봐 사람 옆에서는 지느러미를 멈춰서 조심히 지나갔다. 기가 휘두른 지느러미에 사람이 다칠까 조심해서 지나갈 정도로 인지력과 지능을 갖춘 생명체였던 것이다. 바다에도 이처럼 바다 생명체들의 사회가 있었다.


운 좋게 만난 블랙 만타

육지뿐 아니라 바닷속까지 다닐 수 있게 되며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의 시야가 얼마나 좁았던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엄마는 나에게 '남에게 피해되는 게 아니라면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해보렴', '그 새로움이 너를 성장시키고 비록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너의 경험과 생각을 넓게 해 줄 거란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은 어른이 돼서야 비로소 이해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도전은 어려운 게 아니다.

예를 들면 떡볶이는 매워야 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로제떡볶이는 색다른 맛있는 충격이었고 커피만 마시던 나에게 말차는 쌉쌀한 차의 풍미를 알게 해 주었고 지금까지 나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바다같이 거창한 게 아니더라도 이처럼 일상에서의 새로운 작은 도전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사소한 변화가 당신 삶의 색상을 다채롭게 해 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다채로운 모습이 당신을 더욱 빛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보이게 해 줄 것이다.


나를 믿어라. 인생에서 최대의 성과와 기쁨을 수확하는 비결은 위험한 삶을 사는 데 있다 - 프레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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