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건강이라는 행복

by 영국피시앤칩스

건강함 그것은 어릴 적에는 인지하지 못하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뛰어 다녀도 시험기간에 밤새서 공부를 해도 집에 들어가서 푹 자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다음날 멀쩡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다.


그러나 숨쉬기 어려워져야 비로소 공기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지듯, 건강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그 귀중함이 빛을 발다.


지금 크게 아픈 곳 없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걷고 물건을 들 수 있는 것 자체가 축복이다. 이 당연한 게 무슨 소리인가인가 싶을 것이다. 그러나 병원에 가보면 이 당연한 것이 불가능한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노화와 병, 사고로 이 기본적인 움직임 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신체기능은 한번 망가지면 현대의학으로도 온전히 회복하기 어렵다.


아침에 푹 자서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도 축복이다. 지루하다는 것 자체가 불편한 곳 없이 평온해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코로나에 걸려본 적이 있다면 그 고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에 걸려 밤새 고열에 시달리며 지루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간병을 하며 병원을 들락거리고 치료방법에 대해 조사하면서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병들이 있고, 힘들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희망을 찾고 있는 많은 환우들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당연시하고 있는 것들이 누구에게는 평생의 소원이다. 월요일 출근길에 한숨 쉬며 내딛는 투박한 그 한걸음은 마비환자들이 평생에 걸쳐 꿈꾸는 한걸음이다. 버스를 향해 뛰며 차오르는 숨은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언젠가 내쉴 수 있기를 바라는 깊은 호흡이다. 사를 올라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며 커피를 움켜쥔 손은 수지절단 환자들이 재활하며 꿈꾸는 이상점이다.


애가 말도 안 듣고 공부도 안 한다고 불평과 한숨을 내쉴 때 소아암병동에서는 작은 팔에 항암제를 달고 있는 어린 자식을 품에 안고 병원 로비를 거니는 어머니들이 있다. 헤아릴 수 없는 사랑과 걱정이 담긴 어머니의 고한 사랑이 담긴 유일한 바람은 그저 아이가 다른 아이처럼 건강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내가 직접 병원에서 보아왔던 그리고 느꼈던 것을 당신도 알았으면 할 뿐이다.


당신이 연하다고 누리고 있는 건강과 생명이 사실은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 말이다.


다만 이는 무너지지 않는 철벽이 아니다. 조금씩 긁히고 갈라지며 약해져서 눈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자신을 혹사하고 있다면, 갉아내며 살고 있다면 여유를 주자. 무너지기 전에 뒤에 나무를 덧대주고 틈을 메워주 토닥여 주자.


건강은 행복이란 나무가 자라는 대지이다.

식사는 그 대지에 수분과 영양분을 채우는 것이다.

운동은 그 대지와 나무에 햇빛을 쏘여주는 것이다.

수면은 그 대지의 이물을 제거해 땅을 정화하는 것이다.


오늘도 당신의 삶이란 나무에 감사하며

생명력이 넘치는 가지 힘차게 뻗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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