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노력했는데 실패해도 괜찮다.

by 영국피시앤칩스

'하면 된다'

힘내고 노력할 때 흔히 들리는 구호이다.


한국은 조선시대부터 과거라는 신분상승의 기회를 열어두고 능력에 따른 공정한 사회처럼 스스로를 포장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3년마다 한번 치러지는 시험에서는 고작 33명을 뽑은 반면 응시자는 최소 10만 명을 상회했다. 승정원일기의 기록을 보면 고종 16년(1879년) 당시 응시자만 10만 명이 넘었었고 고종 28년(1891년) 당시 응시자가 20만이 넘어 시험관리가 어려웠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이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노력은 성공을 위한 만능열쇠이고 노력의 강도가 성공에 직결된다는 믿음이 있다. 이를 개인의 노력을 집약시켜 사회는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지만 이 사상에는 크나큰 문제가 있었다.

그건 실패란 곧 자신의 노력이 부족하고 능력 없는 패패자임을 스스로 자인하게 되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잔인한 역설이다.


노력과 관련하여 유명한 '1만 시간의 법칙'은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라는 책에서 나온 것으로 누구나 1만 시간만 투자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한국에 알려져 노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내용의 저자는 사실 전혀 다른 의미로 위의 표현을 사용했다.


책에서의 실제 표현은 다음과 같다. ​"1만 시간은 대단히 많은 시간이다. 성인이 되기 전에 1만 시간을 채우려면 부모의 격려와 지원이 필요하다. 가난해서도 안 된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시간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한다면 연습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 사실상 스스로의 힘만으로 그 정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즉 사실 1만 시간의 노력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회적 지원과 시대적 환경 그리고 운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었다.


성공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이다. 아무리 각자가 뛰어나도 1등이 5명이 될 수는 없다. 명문대와 대기업과 전문직의 합격자가 한정되어 있듯이 그 노력에 닿는 것은 제한적이다.


실제로 요즘 대학 후배들이 많이 응시한다는 노무사와 법무사의 합격률은 한국산업인력공단 24년 자료 기준 각각 12%와 11%이다. 10명 중 9명은 사실상 탈락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렇기에 열심히 노력하면 너도 된다라는 응원으로 둔갑한 짐을 어깨에 지워두기보다. 실패해도 괜찮다 시험에 떨어져도, 중소기업에 가도 괜찮다. 자기 앞가림만 하면 뭘 하며 지내던 괜찮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나는 누구보다 잘 살고 있다'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토닥여주자 나와 그리고 당신은 빛나고 있으니까. 그 빛이 반딧불인지 별빛인지가 무슨 상관이랴. 내가 이렇게 빛나고 당당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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