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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잔여물

by 먼지문

사람들과 대화할 때

그 순간 안의 시간은 모두 똑같다

1초 2초

1분 2분

재깍 째깍

똑딱똑딱

모두 똑같이 흘러간다.


그 순간이 지나고 되돌았을 때

기억나는 것이

그 대화 속의 내 옷차림,

먹은 음식,

친구가 전한 새로운 루머,

SNS에 올릴 게시글

같은 것들 일 때가 많다.

그 안에서 후회, 재미, 흥미를 느끼거나

때로는 반복되는 무의미에 지루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대화의 순간은 되돌았을 때

대화 그 자체가 기억에 남는다.

단어와 문장들,

그리고 마음이 기억에 남는다.

그저 대화가 아니라,

무엇인가 가득하고 진해

기억에 남는 그런 대화.


그 대화 안에서 하는 딴생각은

나의 불순함을 되돌아보게 하고

부끄러움을 준다.

나의 단점을 깨닭게 해주고

두고두고 생각할 거리를 준다.

서로의 외모, 정보, 왁자지껄함에서 벗어난

나와 타인의 마음을 들여본 듯한 느낌을 새겨준다.


마음을 되새기는 대화만 마음속 가득히 채우고

단순해 날리는 무의미의 대화들을 멀리 보내고 싶다는 건

외로움을 낳을 욕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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