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 교실들엔 모두 큰 창이 있다.
큰 화이트보드, 빔 프로젝터를 바라보는 자리들로 꽉 차 있고,
그 뒤에는 투명한 창이 바깥을 덤덤히 비추는 것이다.
앞에 있는 선생님,
옆에 있는 친구들,
또 내 바로 앞에 있는 모니터.
그들을 바라보다 보면,
목을 돌려 보면 뒤에 있는 창문세계를 까먹기 바련이다.
놓치면 일주일이 피곤한 교수님의 한마디 한마디,
외로움이 두려워 듣는 자극적인 친구들의 잡담들,
해야 할 일들이 가득한 전자모니터...
이런 것들을 앞에 두고
너무나 당연한,
그저 바깥 하늘을 비출 뿐,
같은 자리, 언제나 그대로인
창문에 눈을 돌리긴
모두가 불필요하다 생각할 것이다.
그동안 창문에선
다람쥐도 지나가고,
새파란 하늘이 회빛으로 변했다,
다시 햇빛으로 노랗게 빛나고
새하얀 구름,
돌고래를 닮은 구름,
심장 모양 구름,
아기 새 같이 귀여운 구름,
마치 호피 무늬 같이 거대한 구름도 지나간다.
푸르른 나무들은 바다 같은 소리를 내며
바람에 흔들리고,
검갈색 그림자들 사이사이엔
샛노란 나뭇잎의 흔적이 예쁘게 보석처럼 빛난다.
흔치 않은 꽃들,
잔잔히 피는 풀꽃들은 알게 모르게 향기를 내며
귀여움을 더하고,
종종거리는 갈대들,
각기 다른 수많은 비밀스러운 풀들 모두
신선한 공기에 자유로히 춤을 춘다.
우린 그저 그런 것들을 놓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