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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윤슬 Oct 27. 2022

쓴다 쓴다 쓰는 대로 된다

규칙이 삶을 구원할 수 있을까



주제에 관계없이 지침서는 책장이 잘 넘어갑니다. 유익하고 듣기 좋은 말로 가득해 긍정적인 기분이 들어요. 누군가가 쓴 조언을 읽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 성취를 느끼게도 합니다. 방향성을 제시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 방법까지 일러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죠.





<쓴다 쓴다 쓰는 대로 된다>는 개인이 겪는 문제들을 세분화해 각각에 맞는 해결 방법을 제합니다.

불안감과 초조함에 시달리고 있다면 '네거티브 리스트'라는 이름을 가진 '워크시트'를 작성하면 됩니다. 불안과 초조를 야기하는 문제를 하나하나 적은 뒤 해결책을 쓰는 방식니다.

해야 할 일이 정리가 안 될 때는 '미완료 리스트' 워크시트를 작성하면 됩니다.

하루가 남긴 감정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싶을 땐 '감정 일기' 워크시트를, 부정적인 생각만 자꾸 떠오를 땐 '네거티브 포지티브 게임' 워크시트를, 잘한 일은 기억나지 않고 자책만 할 때는 '되돌아보기 GPS' 워크시트를, 큰 실수를 해서 의기소침해 있을 땐 'ABCDE' 워크시트를, 짜증이 가라앉지 않을 땐 '바이런 케이티 워크' 워크시트를 작성하면 됩니다.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결심한 일을 실행하지 못할 때, 부담스러운 일을 자꾸 미루게 될 때, 고민만 하고 행동하지 못할 때도 각각에 맞는 워크시트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옮기지 않은 7개를 추가하면 총 18개나 되는 워크시트가 소개되고 있죠.

워크시트를 작성할 땐 모호함을 배제하고 아무리 사소한 사항도 100퍼센트 쏟아낸다는 생각으로 솔직하게 적어야 합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해결책과 앞으로의 행동이 명확한 상태'로 바뀌기 위해서죠. 워크시트 작성을 막막하게 생각할 독자들을 위해 책은 도표까지 예시하며 어떤 상태엔 어떻게 글을 작성하라고 안내합니다.

책에 적힌 지침대로 생활하다 보면 주변관계는 원활해지며 수행능력은 치솟을 겁니다. 일상은 시계처럼 정교하게 돌아가고 삶은 완벽해질 테죠.



그렇게 사는 게 가능하다면 말입니다.



물리적 시간을 감안하지 않고 방법만 제시한다면 제1장에 소개되는 여러 가지 고민에 '쓰기'라는 압박을 하나 더 얹어주는 에 지나지 않습니다. 고민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법으론 명상이나 일기라는 산뜻한 대체제가 있어요. 정돈하고 기록하는 행위는 틀림없이 긍정적이지만 과도하게 많은 시간 에너지가 요구다면 지양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개별 항목 숫자가 변하는 워크시트 18개 작성하며 살아가는 삶은 가능하다 하더라도 권하고 싶지 않네요. 


상황 철저히 통제하려는 시도나 완벽을 추구하는 습관은  자체로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토대 고려하지 않으면 수단은 목적으로 변질되어 삶에 무게를 더합니다. 아무리 들여 고안 규칙이라도 말이지요.


사소한 감정 하나에도 백 퍼센트 진심을 쏟아 정립하고 보완하면서 살기보단 적당히 거나 모른척하길 권합니다.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된 자원이고 그걸  의미 있게 쓸 방법은 많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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