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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희 Jun 13. 2021

무위의 쾌감


세상에 점, 하나를 찍어야 한다는

강박이 도사리고 앉은 심연의 저편에서

해사한 실소를 흘흘 흘리고 앉은 것은

무엇인가


전한 공허가 삶을 잠식할 수 있도록

관절 마디마디 고 영혼을 일그러뜨려

에고를  포박한 채로  추방시켜버린 것은


무위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아무 것도 될 수 없을 지라도

아무 것도 하지 않으므로

아무 것도 될 필요가 없기에


그 절대적인 무위가 주는 쾌감은

궁극의 안식과도 같은 자궁 속

시들어가는 곳적 탯줄을 휘감고

죽음을 향해 기꺼이 나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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