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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희 Jun 19. 2021

너의 이름은


세상 천지에 지천으로 났지만

내 것이 아니라 생각했지.


그러다 길 잃은 씨앗 몇이

고적한 내 뒤뜰 흙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길래,


이것은, 내 것인가,

몇 줄기 꺾어다 들여놓았더니,

나는, 너의 것이 아니다, 하고

금세 푸시시 시들어 버리고 마니.


그제서야

나는 너의 이름을 알았다.

존재를 온 몸으로 살라 말한,

너는 고들빼기.


내 뜰에 피었기에

내 것이라 착각한,

이 죄는

다음 생에 고들빼기로 나서

갚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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