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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치콤 Apr 18. 2021

네덜란드 안에 또 다른 나라, 프리슬란트

흔히 네덜란드를 지칭하는 '홀란드'라는 단어는 네덜란드의 특정 지역일 뿐, 네덜란드 전체를 의미하는 명칭이 아니다. 오늘날 네덜란드는 12개의 행정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주(州)마다 개성이 강해 그 주만의 특성, 문화, 방언 등을 갖고 있다. 그중 프리슬란트 주는 네덜란드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가장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어 '네덜란드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라'라고 불린다.




프리슬란트

출처 AD

프리슬란트는 네덜란드 북·서쪽에 위치한 하나의 주다. 프리슬란트는 여전히 많은 프리지아인들이 살고 있고, 그들은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네덜란드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프리지아인들은 자신들의 독자적인 문화를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프리슬란트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넓은 평지에 양, 소, 말이 방목되어 있고 풍차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오늘날에는 네덜란드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이곳에 세워진 많은 풍력발전소를 볼 수 있다.


프리슬란트는 '프리지아 제도'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보통 프리지아 제도라고 하면 네덜란드 서북부에서 덴마크 서남부 사이에 있는 섬의 무리를 말한다. 이 섬들은 대부분 어업과 목축, 호밀, 귀리와 감자 재배 그리고 휴양지 관광산업이 주된 산업으로 유명하다.




프리슬란트의 기원

출처 wikipedia

프리슬란트의 기원은 기원전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4세기경에 켈트 유럽이 해체되고, 게르만 부족이 북해를 따라 이동하게 된다. 이때 게르만 부족 중 하나인 프리지아인들이 프리슬란트에 정착하게 된다. 프리지아인들이 정착한 곳으로 논의되는 곳은 3곳으로 서 프리슬란트, 동 프리슬란트 그리고 북 프리슬란트라 불린다. 서 프리슬란트는 네덜란드 북서쪽에 있는 프리슬란트 주이고, 동 프리슬란트는 독일 북서쪽, 북 프리슬란트는 독일과 덴마크의 국경지역 중 북해와 마주한 서쪽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여전히 프리지아어를 사용하는 프리지아인들을 만날 수 있다.



출처 Frisia coast Trail

프리지아인들이 역사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을 로마시대부터다. 프리지아인들은 로마와 중요한 거래 관계에 있었다. 과거부터 프리지아인들은 좋은 신체조건을 갖고 있어, 로마의 군인으로 거래되었다. 오늘날에도 프리슬란트에 사는 프리지아인들은 평균 키가 184cm일 만큼 매우 크다. 로마의 작가이자 철학가이면서 초기 로마제국의 해군과 육군 사량관을 지냈던 플리니(Pliny the Elder)는 네덜란드 프리슬란트 지역에 대해 "그들의 땅은 호수 가장자리까지 큰 나무 숲으로 덮여 있다. 그들은 농업을 통해 살아가고, 소를 기른다."라고 묘사했다. 이 모습은 오늘날에도 별다르지 않다.


초기 중세 시대가 지나고 프리지아인들은 신성로마제국의 봉건 제도를 거부하고 자유를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 이 시기 프리지아인들의 일화로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프리지아인들이 로마제국의 봉건제도를 거부하며 봉기를 일으켰을 때, 프리지아인의 지도자가 "자유 프리슬란트 만세(Hail Free Frisians)!"라고 하면, 농민과 시민인 프리지아인들이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Lever dood as Slaav!)"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프리슬란트 주요 산업

출처 FrieslandCampina

네덜란드에서 프리슬란트는 '시골'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프리슬란트의 주된 산업이 낙농업이기 때문이다. 프리슬란트 어디를 가나 넓은 초원과 방목되어 길러지는 양, 소, 말 그리고 풍차를 볼 수 있다. 프리슬란트를 거점으로 두고 있는 유제품 회사도 많은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프리슬란트 캄피나(FrieslandCampina)'다. 프리슬란트 캄피나는 프리슬란트를 거점으로 전 세계 34개국에 지사를 두고 100여 국가에 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낙농업 다음으로 프리슬란트에서 중요한 산업은 바로 관광업이다. 프리슬란트는 북해, 바던해 그리고 에이설호와 마주하고 있고, 자연이 풍부해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의 주된 휴양지다. 주변 나라인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에서도 휴가를 위해 프리슬란트를 찾는다. 프리슬란트를 찾은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을 즐기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방법은 세일링이다. 프리슬란트에는 세일링 보트 및 모터보트를 대여해주는 회사들이 많다.




프리슬란트 언어

출처 Langfocus youtube

프리슬란트 지역은 오늘날까지도 그들만의 독자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프리지아어가 방언인지, 정식 언어인지 여전히 의견은 분분하지만, 통설에 따르면 프리슬란트에서 사용되는 프리지아어는 엄연한 언어다. 프리지아어는 네덜란드어와 다른 표기, 발음, 문법을 갖고 있다. 프리지아어는 영어와 가장 가까운 언어로도 알려져 있다. 프리지아어는 네덜란드어, 독일어, 덴마크어 그리고 영어와 유사하다.


독일에서는 소수만이 프리지아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네덜란드 프리슬란트 지방에서는 주민 55%가 프리지아어를 사용한다. 네덜란드어가 공용어인 네덜란드에서 아직까지도 프리지아어가 이토록 많이 사용되고 있는 건 프리지아인들의 노력 덕분이다. 프리지아인들은 그들의 언어가 사라지지 않도록 평소 자주 사용한다. 프리지아인들이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언어에 자주 노출될 수 있도록, 가정 안에서는 100% 프리지아어만 사용한다.


네덜란드 대학에서도 프리지아어를 공식적으로 가르치고 있고, 프리슬란트 지역의 공공기관에서도 프리지아어를 보존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프리슬란트 지역에서는 표지판이 네덜란드어와 프리지아어로 표기되어 있고, 안내책자 역시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진다.




프리슬란트 스포츠

출처 PlusOnline

프리슬란트 사람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긴다. 프리슬란트는 네덜란드에서도 겨울이 혹독하게 추운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네덜란드 남부 지역과 온도 차이가 약 2-3도 나고, 네덜란드에서 봄이 가장 늦게 찾아오는 지역이다. 겨울이 되면 프리슬란트 사람들은 아이스 스케이팅을 즐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을마다 언 운하에 나와 스케이팅을 한다. 운하가 없는 마을에서는 직접 아이스 스케이팅장을 만든다. 프리슬란트는 운하가 20cm 두께 이상 얼게 되면 200km의 코스로 구성된 '11개 도시 투어(Elfstedentocht)'가 열린다. '투어'라고 하지만, 아이스 스케이팅 경주 축제다. 이 경기에 승리하는 사람들은 그 해 프리슬란트의 스포츠 영웅이 된다.


출처 immaterieelerfgoed

프리지아 핸드볼(Friese handball)과 운하 장대 건너뛰기(Fierljeppen)도 대표적인 프리슬란트 스포츠다. 운하 장대 건너뛰기는 한국 사람들에게 생소한 스포츠인데, 과거 프리슬란트에서 간척지의 도랑을 건너기 위해 봉을 짚어 걸었던 것에서 유래한 스포츠다. 프리슬란트에서 여름에 즐기는 이색 스포츠다. 1957년부터는 정식적으로 대회가 열려 매년 5월부터 7월에 예선 경기가 열리고, 8월에 결승전이 열린다.


출처 NH Nieuws

마지막으로 소개할 스포츠는 폴시팅(Paalzitten)이다. 폴시팅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물속에 박힌 나무 폴에 앉아 있는 스포츠다. 일반적으로 앉을 수 있는 보드와 발판이 함께 제공되고, 선택적으로 등받이도 있다. 폴시팅은 매년 꾸준히 챔피언십이 열리지는 않지만, 몇 년에 한 번씩 챔피언십이 조직되어 경기가 열리고 있다. 우승자들은 보통 70시간이 넘게 폴에 앉아 있는다.




프리슬란트 출신 유명인

출처 AD

평창 올림픽에서 한 네덜란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물의를 일으켰던 적이 있다. 네덜란드에서도 뉴스에 보도되었던 인물인데, 바로 스벤 크라머(Sven Kramer)다. 그는 프리슬란트 출신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중 하나다. 그는 '장거리의 황제'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캐나다 밴쿠버, 러시아 소치에 이어 대한민국 평창 올림픽에서 5000m 경기에 우승해, 최초로 동계 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5000m 3연패를 이뤄냈다.


출처 Friesland

프리슬란트 출신 중에는 할리우드에서 이미지가 소비되는 인물도 있다. 바로 마타 하리(Mata Hari)다. 영화배우 그레타 가르보의 영화 <마타 하리>로 더 유명해졌고, 팜므파탈 스파이 이미지가 바로 이 마타 하리에서 시작되었다. 그녀는 1876년 프리슬란트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고, 이후 파리에서 무용가로 각광을 받았으나 스파이 혐의로 총살당한다. 그녀의 삶은 여전히 많은 수수께끼로 감춰져 있어 죽음에 대해 억울한 누명이었다는 의견과, 실제 미인계를 이용한 스파이였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마타 하리에 관한 자료들은 프리슬란트 레이우아르던(Leeuwarden)에 있는 프리스 박물관(Fries museum)에 전시되어 있다.


출처 Leeuwarden Courant

마지막으로 소개할 프리슬란트 출신 유명인은 두첸 크로스(Doutzen Kroes)다. 그녀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엔젤로 활동한 세계적인 패션모델이다.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들은 그녀를 가장 아름다운 얼굴로 뽑기도 했는데, 그녀는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를 닮은 아름다운 외모로도 유명하다. 프리슬란트에서 태어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를 꿈꿨던 그녀는 다른 모델들에 비해 다소 늦은 나이에 용돈벌이로 모델을 시작했고, 지금은 모델이자 배우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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