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동네에 특별한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냥이돌 경연이 열린 날이었죠. 고양이 아이돌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한껏 매력을 발산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산책을 나서며,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기록하게 되더군요.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느끼는 사랑스러움을 카메라에 담다 보니, 잠시 제 직업이 사진작가로 바뀐 건 아닌지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ㅎㅎㅎ
그날, 밝은 시간대에 나타난 냥이돌들! 억울이, 엄마냥이, 그리고 루나가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억울이
동네 고양이 중에서 억울이를 보면, 우리 동네의 다리가 제일 긴 고양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지개를 펼 때, 마치 찹쌀떡이 쭉 늘어나는 것처럼 다리가 길~게 쭉 늘어나죠.
그동안 제가 본 억울이는 독립적인 성격의 고양이였어요. 혼자만의 산책 시간을 잘 즐기는 고양이 같았죠. 어느 날에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혼자서 당당하게 걷는 억울이를 보고 정말 놀랐어요. 겁 없는 성격이 엄마냥이와는 정반대이지만, 확실한 건, 자기가 원할 때만 사람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사람이 귀찮아하는지 쿨하게 피하거나 고개를 돌리기도 해요. (제가 본 억울이가 그렇지, 다른 사람이 보면 또 다를 수도 있겠죠?)
엄마냥이
엄마 고양이라고 하면 모두가 깜짝 놀랄 정도로 동안 미모가 뛰어난 엄마냥이는, 제가 본 동네 고양이들 중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보이는 아이인 것 같습니다. 은근히 수다도 떨고, 성격도 활발해지면서 억울이의 영역과 루나의 영역을 자유롭게 드나들곤 하죠.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에게는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 누구든지 안전한 거리 유지를 해줘야 해요.
엄마냥이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보다 눈꼬리가 내려간 사랑스러운 눈매와, 입가에 묻은 짜장이죠. 그 귀여운 모습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요.
한 번은 두 외국인이 엄마냥이와 억울이를 보고, 억울이가 엄마고 엄마냥이가 아들 같다는 대화를 나누더랍니다. 엄마냥이의 입가에 묻은 짜장이 위에서 보면 마치 콧수염처럼 보여서, 가끔씩 남자아이처럼 웃픈 오해를 받기도 해요. ㅎㅎㅎ
루나
루루네 쉼터에서 한 폭의 그림처럼 쉬고 있는 루나는, 정말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고요하고 아름답습니다. 어느 날, 지나가던 한 분이 루나를 멍하니 보다가, 갑자기 루나가 움직이자 깜짝 놀라며 "진짜 고양이였어!"라고 외친 적도 있죠.
루나의 조용하고 아련한 분위기, 그리고 초코볼처럼 생긴 발바닥은 정말 귀엽습니다. 적당히 경계를 하며 친구들을 지키려는 기사 같은 모습은 너무 멋지기도 하죠.
TMI: 이 사진을 찍고 있을 때, 한 분이 다가오셔서 "루나~" 하시며 간식을 주시더군요. "이 고양이를 아세요?" 물었더니, 2018년인가 2019년부터 아기 시절의 루나를 보셨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가끔 마주치면 간식을 주시곤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 분이 말하길, 누군가가 "루나"와 "루나와 함께 다니는 루루"의 이름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정말 유명한 고양이들이네요.
냥이돌 경연이라고 하기에는 한 마리만 뽑을 수 있을까요?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아마 모두가 공동 1등일 겁니다. 각자의 매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고양이들이기에, 누구 하나를 고르기엔 너무 아쉬운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