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오후. 오랜만에 짠한 노랑이와 얼굴만 마른 치즈 고양이가 자리잡은 골목으로 가 산책했습니다.
짠한 노랑이가 긴장한 상태로 풀밭에 숨은 다른 고양이랑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 누구야! 누가 짠한 노랑이를 괴롭혀?!” 제가 아무리 불러도 알 수 없었습니다. 소문을 듣고 온 얼굴만 마른 치즈 고양이도 짠한 노랑이에게 다가가 괜찮느냐고 묻는 듯 머리쿵도 해주었지만, 말다툼을 한참 이어졌습니다.
처음 듣는 목소리에 저도 궁금했는데요. 한참 후에 뿅하고 루나가 얼굴을 내미는 겁니다. 깜짝 놀란 건, 평소에 루나 목소리는 굉장히 얇고 맑기 때문입니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진 것 같은 짠한 노랑이는 천천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예전에는 루루에게 졌던 짠한 노랑이는 밤이랑 둘이서 이 동네 고양이 중 몸이 제일 큽니다. 주변 주민들에게 사랑도 간식도 엄청 받으니 뱃살도 통통하고 걸음걸이가 꽤나 당당합니다. 하지만 루나도 이기지 못하나봅니다.
짠한 노랑이를 달래던 얼굴만 마른 치즈 고양이 마고는 그새 자리를 옮겨, 먼 뒷골목으로 갔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마고를 엄청 예뻐하시는 남자 갤러리스트 분이 계십니다. 마고도 잘 아나봅니다.
다시 제가 가야할 길로 돌아가면서 엄마냥이와도 마주쳤습니다. 엄마냥이는 잘 먹고 다닌다는 듯 마당에 놓여진 밥그릇을 자랑했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급식소에서도 잘 먹고, 각자 자리잡은 곳에서도 챙겨먹으니 통통하군요.
오늘도 많은 아이들을 마주치고 각자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며 위로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