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오늘의 골목 인사: 못생긴 삼색이 냥이와 마고

by 하얀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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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전에만 동네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햇빛이 뜨겁게 길바닥을 달구던 시간, 길가에 평온히 잠든 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전에 한 번 본 적 있던, 북쪽 골목의 못생긴 카오스 고양이였습니다. 그 아이가 그 골목의 유일한 고양이인지 아니면 대장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분명 인싸 고양이입니다. 골목 몇몇 집 앞에는 사료 그릇과 물그릇이 놓여 있는데, 카오스냥이는 사람을 봐도 크게 겁내지 않고 사료를 먹고 물을 마시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골목 끝자락에 있는 카페에도 카오스냥이를 위한 자리가 따로 마련돼 있더군요. 햇빛이나 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지붕, 그리고 스크래처까지 준비되어 있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점심 무렵, 동네를 떠나기 전 느티나무 아래에서 얼굴이 마른 고양이 마고를 다시 만났습니다. 마고는 언제나 사람을 경계하는데, 오늘은 날이 너무 더워서인지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자기 영역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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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가장 자주 보는 억울이 그리고 엄마냥이와 루나는 그 짧은 오전 동안 한 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걱정보다는 안심이 되었어요. 어제도, 그제도, 늘 비와 햇빛을 피해 지혜롭게 지내던 아이들이라 오늘 보이지 않는 건 아마 집 어딘가에서 편히 쉬고 있기 때문일 테니까요.


내일은 또 어떤 모습으로 아이들을 만나게 될지 작은 기대를 품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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