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가냘픈 소리를 낼 때
그게 기분 좋은 상태인지 아닌지
아직 구분할 수 없는 나는
길고양이가 눈앞에 들어오기 시작한 지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전에는 길고양이를 봐도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무지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였을까?
하지만 지금도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이제는 고양이들이 잘 보이고,
그 존재들이 나를 변화시킨다.
지금의 나는 고양이를 알고 싶다.
그리고 알아듣고 싶다.
루나와 엄마냥이는 오늘 번갈아 가며
야옹야옹 길게 소리를 냈다.
그 소리를 아무리 들어도
행복해서인지, 외로워서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여름 내내 보이지 않던 카오스 고양이도,
느티나무 자리를 지키며 루루를 잃은 루나도,
딸을 잃고 방황하다 겨우 마음을 다잡은 엄마냥이도,
모두에게 오늘이 그저 좋은 날이었으면 좋겠다.
편안하고, 배부르고, 따뜻한 계절을 살고 있길 바랐다.
오늘은 마고가 자신을 살뜰히 챙겨주는
남자 갤러리스트네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뒤 문이 열렸고, 사람을 무서워하면서도
마고는 오늘도 용기 내어 사람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 마음이 상처받는 날이 오지 않길
나는 조용히 바랐다.
귤이는 고양이와의 공존을 실천하는
동네 주민이 마련해준 작은 집과 카펫 위에서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같은 대자 포즈로 낮잠을 잤다.
그리고 일어나고선 퉁퉁 부은 얼굴로
옆집 공방 사장님이 두고 가는 닭가슴살을 먹는다.
식탐이 많아 항상 먼저 먹지만,
먹다 보면 꼭 밤이를 떠올리는지 남겨두곤 한다.
그 편안함과 다정함이 오래도록 변치 않길 바랐다.